4회 남은 금통위, 추가 인상 불가피
“연말 기준금리 2.5%, 상단 8% 돌파”
대환대출・중도상환수수료 등 살펴야
한국은행이 13년만의 물가 위기에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도 덩달아 오를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연말 기준금리가 2.5%가 될 경우 주택담보대출금리 상단이 8%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이후 이달까지 5차례 기준금리가 인상된 것을 고려하면, 차주 1인당 이자는 약 80만원이 늘어났다. 은행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책정하는 만큼, 실제 차주들이 짊어질 이자 부담액은 이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이 지난 26일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가운데, 앞으로 4번 남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정례회의에서도 이같은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올해 남은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통화정책결정회의는 7월 14일, 8월 25일, 10월 14일, 11월 24일 뿐이다. 이달 한은이 기준금리를 1.50%에서 1.75%로 올린 뒤 채권 시장에서는 한은의 연말 기준금리 수준을 2.25%에서 2.5%로 상향한 곳이 부쩍 늘어났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26일 한국 경제전략 보고서를 통해 이창용 한은 총재의 기조가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이라며 “한은이 7·8·10월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0.25%p씩 인상해 연말 기준금리가 2.50%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말 기준금리가 2.50%가 되면 6%대에 올라선 주담대 대출 금리가 7%는 물론, 올해 안에 8%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에 따르면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직후인 지난 27일 기준,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담대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연 4.048∼6.390% 수준이다. 지난해 말(3.660∼4.978%)과 비교하면 약 6개월 동안 상단이 1.412%p 올랐다. 주담대 고정금리 지표로 활용되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가 반년 만에 2.6%p 이상 올랐기 때문이다.
신규취급액 코픽스(COFIX)를 기준으로 삼는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3.550~5.348%로 같은 기간(3.710~5.070%) 상단이 0.278%p 뛰었다. 기준금리 인상폭과 비슷하게 오른 수준이다. 다만 코픽스가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 금리를 바탕으로 계산하는 만큼, 기준금리가 지속 인상되면 금융기관의 조달비용이 늘어나고 코픽스 역시 따라서 올라갈 수 밖에 없다.
기준금리 인상폭 0.25%p만큼 대출금리가 오른다고 가정하면, 대출자 1인당 평균 이자 부담 증가액은 약 16만원 수준이다. 지난해 8월 0.5%에서 올해 연말 2.5%까지 포함하면 차주 한명이 갚아 나갈 이자액은 128만원까지 늘어난다.
특히 우려되는 부분은 올해 3월말 기준 주담대 금리의 77%가 변동형이라는 사실이다. 금리인상기에는 시장금리 상승이 가파르기 때문에 신속 반영되는 고정형 금리 인상 속도가 변동형보다 빠르다. 그러나 기준금리가 지속 인상에 따라 어느 순간부터는 변동형 금리가 고정형을 추월하면, 변동형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27일 기준 4대 은행의 고정형과 변동형 금리 하단 차이는 0.498%p인데, 기준금리가 2번만 올라도 격차가 메꿔진다는 시각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돈이 한푼이라도 아쉬운 차주들은 당장은 초반 금리가 낮은 변동형을 선택하기 쉽지만, 금리상승이 가속화되는 만큼 대출 상품을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며 “대출을 1년 이내 단기간 받는다면 변동형이 낫겠지만, 5년 이상 길어진다면 중도상환수수료 등을 따져 고정형으로 갈아타는것이 유리할지 살펴봐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