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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의 긴 꼬리' 시작됐나…확진자 감소세 벌써 '주춤'


입력 2022.05.10 05:34 수정 2022.05.09 18:44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6일·7일 확진자 잇따라 증가…확진자 규모 일정 수준에서 정체, 정체기 일찍 도래했다는 우려

전문가 "5월은 반등·6월에 감소할 것…2만명대 도달하면 더 떨어지기 어려워, 등락 반복할 것"

"새 변이 발생 모니터링 필요…변이 인한 영향 없어도 대응 위해"

외모 노출 꺼려해 노마스크 부담 증가…'마기꾼' 신조어 등장

실외 마스크 해제 첫날인 2일 서울 광화문네거리에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마스크 착용 의무화 이후 566일 만에 오늘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감소세를 보이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6일과 7일 잇따라 증가하면서 '정체기'가 일찍 도래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등락을 거듭하다가 확진자가 현재 수준에서 조금 더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7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3만9600명으로 6일 보다 1만명 이상 증가했고, 8일 확진자는 4만64명으로 또 다시 증가했다. 다음날인 9일 확진자는 2만601명으로 전날보다 줄어들었지만, 일주일 전 대비 525명 증가했다. 월요일 발표 기준으로 확진자 수가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8주 만이다.


이를 두고 확진자 규모가 일정 수준에서 정체되는 이른바 '오미크론의 긴 꼬리'가 시작된 것이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이는 지난달 18일부터 해제된 사회적 거리두기와 지난 2일 시작된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가 영향을 준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주 중순을 기점으로 확진자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순영 가톨릭의대 명예교수는 "전체적으로 완만하게 정체가 되는 상황이지만 여기서 확진자 수가 조금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러나 2만명대 정도에 도달하면 더 떨어지기는 어렵다. 등락을 반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그래프의 꼬리에서 굉장히 완만하게 떨어지는 모양을 보일 것"이라며 "5월 한달 동안은 계속 조금씩 내려가고, 주말 효과가 있으면 올라가고를 반복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6월이 되면 산발적으로 나오는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천 교수는 "새로운 변이가 나타나면 일시적으로 확산할 가능성은 있지만, 현재 국민의 60~70%가 이미 면역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크게 확산할 것 같지는 않다"며 "지난주 연휴의 여파는 수요일쯤 확진자 증가세로 나타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는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사람들의 활동이 늘어나면서 감염자가 늘어나는 양상을 보이는 것이라고 볼 수는 있다"며 "실외 마스크 해제 정도로 감염이 확산될 것 같지는 않다"고 예상했다. 다만 "오미크론 외에 다른 변이가 발생한다면 지금 생성된 면역으로는 효과가 떨어질 수는 있다"며 "사실 지금은 확진자 수 반등보다 일주일 평균 확진자 중요하다"고 말했다.


새로운 변이 발생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백 교수는 "PCR로서는 분석이 안 되는 새로운 변이가 나타날 가능성을 모니터링해야 하는데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자생으로 발생할 바이러스도 있기 때문에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변이가 나타난다고 해서 큰 변화가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알고 있어야 변화가 일어났을 때 대처가 가능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실외 마스크 해제 첫날인 2일 서울 광화문네거리에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마스크 착용 의무화 이후 566일 만에 오늘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한편 지난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일주일을 맞았지만, 대면 활동이 줄었던 약 2년간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나 급격한 일상회복 기조를 맞자 이처럼 '외모 관리'에 부담을 느껴 마스크를 아직 포기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늘어난 체중과 외모를 갑자기 노출하는 데 따르는 부담감도 크기 때문이다.


실제 코로나19 유행기 동안 사람들의 신체 활동량이 줄고 배달 음식 등 간편식 섭취가 늘어난 탓에 이 기간 비만율도 다소 높게 집계됐다. 지난 4월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1년 지역사회건강조사'에 따르면 체질량지수(kg/㎡)가 25 이상인 비만율은 32.2%로, 전체 응답자의 세 명 중 한 명은 비만이었다.


직장인 김모씨는 9일 "마스크를 벗고 다니려면 살을 먼저 빼야 할 것 같아서 퇴근 후 러닝을 하고 있다"며 "여자친구도 사귀어야 하는데 살찐 모습으로는 호감을 얻기 어렵지 않겠냐"고 되물었다.


마스크를 벗은 모습이 마스크를 쓴 상태에서 상상한 얼굴과는 달라 실망스럽다는 의미의 신조어 '마기꾼'(마스크+사기꾼)도 일상 속에 자리 잡았다.


중학교 교사인 송모(25)씨는 "학생들이 마스크 위의 눈만 보고 '선생님 예쁘다'고 하니 벗기가 영 부담스럽다"며 "며칠 전 반 아이들과 한강으로 야외 소풍을 갔는데, 아이들 시선에 마스크를 내려놓기가 너무 망설여졌다"고 토로했다. 직장인 2년 차 김연수(26)씨는 "과거 여드름으로 치료를 받아왔는데 코로나 시기에는 가리고 다니니 피부과를 거의 안 갔었다"며 "마스크 착용 지침이 완화된 후로는 신경이 쓰여서 다시 예약할 병원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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