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페이 보유 39% 지분 향방 관건
증권가, 목표주가 13.51% 하향 조정
카카오페이 보호예수 물량이 대거 시중에 풀리며 변동성 리스크가 대두되고 있다. 업계에선 주가가 공모가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카카오그룹의 시가총액 증발량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다음날 최대주주인 카카오가 보유한 주식 6235만1920주와 제3자배정 물량 1389만4450주를 합친 총 7624만6370주에 대한 의무보유가 해제된다. 이는 전체 상장주식(1억3243만8691주) 중 57.57%에 해당하는 규모다.
단, 카카오는 법적 보호예수 기간 6개월에 자발적 보호예수 기간 6개월을 더해 1년 락업을 설정했다.
의무보유 해제를 앞두고 카카오페이 주가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카카오페이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오전 11시20분 현재 전거래일 대비 4.00%(4500원) 떨어진 10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연초 대비 주가가 38.11% 추락했는데, 유통량 증가에 따라 낙폭이 확대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경우에 따라 공모가(9만원)가 위태로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카카오페이는 과거 1개월 보호예수 물량이 해제되는 날 당일에도 주가가 1.68% 하락한 바 있다.
시장은 특히 카카오페이의 2대 주주인 알리페이의 움직임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 알리페이는 카카오페이 주식을 5101만5205주(지분율 38.68%)나 보유하고 있는데, 이 물량이 이번에 모두 락업에서 해제된다. 알리페이 한 곳의 매도량에 따라 주가가 출렁일 수 있다는 의미다.
증권업계는 카카오페이에 대한 눈높이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교보증권은 카카오페이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했지만 목표주가는 기존 18만5000원에서 16만원으로 13.51% 하향 조정했다.
김동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이커머스 등 전방시장 성장 둔화에 따른 1분기 매출 저성장과 영입 손실이 예상되나 리스크 요인이었던 디지털 손해보험사 본인가로 하반기 생활밀착형 미니 보험 등 자체 보험 출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의 변동성 확대 전망에 카카오그룹의 시총 축소가 가속이 붙을 것이라는 우려도 늘고 있다. 카카오그룹 내에서 카카오페이의 시총(14조8993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18.62%나 되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카카오그룹의 시총은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카카오그룹의 시총은 80조4811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연초(109조6008억원) 대비 26.56%나 증발한 규모다.
이는 올들어 임원들의 '스톡옵션' 먹튀 논란으로 투자자 이탈이 발생한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우려가 커지면 글로벌 기술주의 약세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빅스텝' 가능성에 무게를 두며 한동안 기술주의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그룹의 시총 축소도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
조윤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마존이 7년 만에 적자 전환했다"며 "3년 만에 락다운이 해제되면서 코로나19로 인해 봉인됐던 컨택트 수요 회복으로 언택트 사업 수요 부진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