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선발 가우스먼 8이닝 1실점...베리오스 이어 호투
몬토요 감독, 살아난 원투펀치 바라보며 흡족
토론토 선발진 모두 살아나..류현진만 유일한 10점대 ERA
호세 베리오스에 이어 케빈 가우스먼까지 시즌 최고의 투구를 선보였다.
가우스먼은 22일(한국시각) 미국 보스턴 펜웨이파크서 펼쳐진 ‘2022 메이저리그(MLB)’ 보스턴 레드삭스전에 선발 등판, 8이닝 7피안타 8탈삼진 무사사구 1실점 호투로 시즌 첫 승리를 수확했다. 토론토 3-2 승.
가우스먼은 평균 스피드 94마일에 이르는 포심 패스트볼을 비롯해 슬라이더-스플리터를 섞어 보스턴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2회말 세 타자 모두 삼진으로 처리한 가우스먼은 이렇다 할 위기도 없었다. 8회까지 87개의 공만 던져 완봉 또는 완투도 노릴 수 있었다.
빼어난 피칭을 선보인 가우스먼은 9회 마운드에 올랐지만 첫 타자 스토리에게 안타를 허용, 찰리 몬토요 감독은 교체를 지시했다. 이어 올라온 마무리 조던 로마노가 불안했지만 리드를 지키며 세이브를 추가했다. 시즌 전적 8승5패를 기록한 토론토는 AL 동부지구 단독 선두가 됐다.
이날 가장 눈에 띈 점은 역시 가우스먼 호투다. 더그아웃에서 지켜보던 몬토요 감독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가우스먼을 향해 박수를 보냈다. 단순히 1승에 따른 만족이 아니다. 기대가 컸던 원투펀치가 정상 궤도 진입을 알렸기 때문이다.
월드시리즈 티켓에 도전하는 토론토는 개막 초반 불을 뿜는 타선과 탄탄한 불펜의 힘으로 승수를 쌓았다. 기대했던 선발진은 마노아를 제외하고 모두 실망스러웠다. 승리투수나 퀄리티스타트도 없었다. 5이닝 채우기도 버거웠다.
몬토요 감독은 “(직장폐쇄로 인해)스프링캠프 기간 공을 던지는 기간이 짧아 첫 등판은 힘들었던 것 같다”고 선발투수들을 애써 감싸며 로스 스트리플링을 더한 6인 선발 체제를 가동했다. 투수들에게 하루씩 더 휴식을 부여했고,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6인 로테이션 이후 선발투수들이 정상화 되고 있다. ‘막내’ 마노아는 기대 이상이 출발로 연승을 달리고 있고, 새로 합류한 스트리플링도 역할을 다했다. 첫 등판에서 부진했던 일본인 좌완 기쿠치도 두 번째 등판에서는 5이닝 3피안타 3탈삼진 3볼넷 1실점 호투했다.
더욱 반가운 것은 원투 펀치의 위력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개막전 난조를 딛고 지난 14일 두 번째 등판이었던 뉴욕 양키스전에서 5이닝 3실점으로 나아진 베리오스는 세 번째 등판에서 보스턴을 상대로 6이닝 8피안타 1실점 6탈삼진 호투로 시즌 첫 승을 따냈다. 최고 스피드 156㎞짜리 직구를 비롯해 130㎞대 파워 커브로 실점을 막았다.
가우스먼도 두 번째 등판에서 양키스 상대로 5.2이닝 9탈삼진 2실점으로 첫 등판 때보다 더 많은 이닝을 소화했고, 세 번째 등판인 이날 보스턴전에서는 완봉까지 넘보는 호투를 펼치며 시즌 첫 승리를 신고했다.
안타까운 것은 역시 부상자명단(IL)에 올라있는 류현진이다.
지난 두 시즌 토론토의 개막전 선발을 맡았던 류현진은 개막 후 2경기 등판해 7.1이닝 11안타 11실점으로 평균자책점 13.50을 기록한 뒤 팔뚝 통증으로 IL에 등재됐다.
토론토 선발진에서 유일하게 10점대 평균자책점 투수로 남아있는 류현진은 MRI 검사 결과 큰 부상이 없었기 때문에 조만간 투구를 재개할 예정이다. 현지에서는 “2~3차례 선발 등판을 거를 것으로 보인다”며 5월 첫 주 복귀 전망도 내놓고 있다.
문제는 복귀가 아니라 복귀 후 ‘원투펀치’와 함께 역할을 할 수 있느냐다.
토론토는 베리오스-가우스먼-류현진-마노아-기쿠치의 선발 로테이션으로 출발했는데 마노아가 ‘뉴 에이스’급 활약을 펼치고 있고, 원투펀치도 본 궤도에 진입했다. 임시로 합류한 스트리플링도 첫 등판에서 안정적인 투구를 했고, 기쿠치도 살아났다. 류현진이 초반 2경기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선발 경쟁도 피할 수 없다.
몬토요 감독도 더 이상 과거의 기록을 언급하며 류현진을 감싸지 않고 있다. 인터뷰에서도 아쉬움을 감추지 않으며 냉정한 평가를 내린다.
스포츠넷 캐나다는 '류현진은 2021년 마지막 10경기에서 46이닝 38실점을 기록했다. 부진이 일시적인 것인지 하락세에 접어든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는 냉소적인 의견까지 내놓고 있다. 과거처럼 살아날 류현진을 기다리며 전폭적인 신뢰를 보냈던 것과는 온도차가 느껴진다.
류현진은 구속이 떨어진 상태에서 강점인 커맨드 능력마저 잃고 시즌 초반 시련을 겪고 있다. 토론토의 현재 상황을 볼 때, 회복하지 못한다면 복귀 후 더 큰 시련을 겪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