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인들에게 큰 귀감되신 분…너무나 애통"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고(故) 한승헌 전 감사원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께 빈소가 차려진 강남성모병원을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문 대통령은 유족에게 "상심이 크시겠다"며 "사회적으로도 아주 큰 어른이셨고, 우리 후배 변호사들, 법조인들에게 큰 귀감이 되셨던 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를 아주 많이 아껴주셨는데 너무나 애통하다"면서 "제가 직접 와서 꼭 조문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한 전 원장은 유신 독재 시절 군부에 대항하며 시국사건들을 다수 변론했던 '1세대 인권변호사'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인권변호사 출신인 문 대통령과 한 전 원장의 인연은 1975년 시작됐다.
한 전 원장은 2019년 언론 인터뷰에서 1975년 반공법 위반으로 서울구치소에 수감됐을 당시 시위를 하다 잡혀 들어온 한 학생에게 자신의 '메리야스'를 줬다면서 그 학생이 문 대통령이었다고 회상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당시 경희대 총학생회 간부로 반독재시위를 주도하다 수감된 상태였다.
문대통령은 이날 조문 후 sns에 "한 전 원장과 인연은 제가 변호사가 되기 훨씬 이전으로 거슬러 간다"며 "대학 4학년 때 유신반대 시위로 구속되어 서대문 구치소에서 감방을 배정받았던 첫날, 한순간 낯선 세계로 굴러떨어진 캄캄절벽 같았던 순간, 옆 감방에서 교도관을 통해 새 내의 한 벌을 보내주신 분이 계셨는데 바로 한 전 원장이었다"고 회상했다.
이후 두 사람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매개로 각별한 인연을 쌓아왔다. 1987년 대우조선사건 구속 당시 부산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던 문 대통령과 공동변호인단으로 노 전 대통령을 변론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빈소에서 종교계 원로로 한 전 원장과 민주화운동을 함께한 이해동 목사와도 조우했다.
문 대통령은 이 목사에게 "좀 더 건강하시고 우리 사회 원로로서 많은 가르침을 주셔야죠"라고 말했다. 또 퇴임 후 머무르게 될 경남 양산의 사저에 들러줄 것을 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