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도시 봉쇄 20여일째…운임 하락에 영향
EU, 8월부터 러시아산 석탄 수입 금지…원자재 시장 재편 가능성
"다만 높은 석탄 가격에 선사들 선구매 망설여"
중국의 상하이 봉쇄가 길어지며 해운시장 불확실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철광석 등 원자재 수요 부진과 상하이발 수출 물량 감소로 운임이 지속 하락하고 있으며, 봉쇄가 풀린 후 밀린 물동량 처리로 물류대란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여기에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석탄 수입 금지를 발표하며 전 세계 원자재 시장 구조가 재편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 봉쇄가 20일 가까이 이어지며 운임 하락 등 해운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항만 생산성이 떨어지며 주요 선사들은 약 50여 항차의 상하이항 임시 결항 계획을 발표했으며, 항만 트럭 반입은 평소 대비 30%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 및 원자재 수요 부진도 심화하고 있다. 당초 4월 말 열릴 ‘중국 중앙정치국 회의’를 전후로 중국 정부가 통화정책을 완화해 철강 원재료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청명절 연휴(4월 3~5일)와 도시 봉쇄영향으로 수요 증가가 제한됐다.
특히 중국 최대 철강 생산 지역인 탕산시의 지역 내 물류 이동 대부분이 재개됐음에도 지역 간 이동이 여전히 통제되며 철광석 등 원료 수요 회복이 제때 이뤄지지 않는 모습이다.
이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라 유럽이 오는 8월부터 러시아산 석탄 수입 전면 중단을 발표하며 해운시장의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졌다.
지금까지 러시아 수출 금지 품목 중 벌크화물은 제외됐으나, EU는 지난 7일(현지시간) 러시아 석탄에 대한 금수 조치와 러시아 선박의 역내 항구 진입 금지에 합의했다. EU 회원국은 석탄의 45%를 러시아로부터 수입하고 있는데, 이는 연간 40억유로(5조3000억원)에 이르는 수치다.
러시아산 석탄을 수입하던 국가들의 대체 수입국으로는 호주, 남아공 등이 거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운송 거리 증가로 인해 대형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이들 국가를 통해 수입 부족분을 충당할 수 있는지에 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또한 원자재 가격과 운임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탓에 EU의 이 같은 발표가 수요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석탄 수입을 러시아에 의존하던 국가들은 수입 대체지를 찾고 있으나, 높은 석탄 가격과 해상 운임 수준에 섣불리 재고 확보를 위한 선구매에 나서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컨테이너선 시장의 경우 봉쇄가 풀린 후 밀린 물동량 처리로 인한 선복 부족도 우려된다. 상하이항은 컨테이너 물동량 세계 1위 항만인 데다 2분기 말에는 성수기가 시작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상하이는 적어도 4월 한 달 내내 봉쇄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