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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쇼크②]통화량·공급망·고유가 3중고…정부 대책 결국 ‘금리 인상’


입력 2022.04.14 15:27 수정 2022.04.14 15:28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코로나 이후 7차례 추경 130조원 풀어

공급망 병목현상 해결 기미 안 보여

우크라이나 전쟁에 국제유가 연일 상승

금통위, 3개월 만에 기준금리 추가 인상

주상영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의장 직무대행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한 1.50%로 결정했다. ⓒ사진공동취재단

현 정부에 이어 새 정부에서도 치솟는 물가가 정책 전반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물가 자체가 정책 개입으로 조절하는 데 한계가 있는 데다 글로벌 공급망 병목현상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외 요인이 사태를 갈수록 악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정책당국에서도 금리 인상 이외 마땅한 비책을 내놓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게 전문가들 공통 의견이다.


최근 물가가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데는 늘어난 통화량이 가장 큰 원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재정 확장 정책이 이어지면서 물가를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미국 경우 2020년 코로나19 발생 이후 2년 동안 늘어난 국가부채는 약 8463조원에 이른다. 부채 대부분이 경제 성장 지원 자금으로 시장에 풀었다. 지난해 자본시장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한 해 동안 세계적으로 14조 달러 규모의 재정 지출과 금융 지원 조치가 시행됐다. 우리 돈으로 1경7150조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우리 정부만 하더라도 코로나19 이후 올해까지 모두 7차례 추가경정예산으로 풀어낸 돈만 130조원이 넘는다. 차기 정부도 50조원 규모 2차 추경을 준비해야 하는 데 시중에 통화량이 늘어나면 그만큼 물가를 밀어 올릴 수밖에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병목현상도 물가 상승 요인이다. 공급망이 막히면서 원자재 수급 불안이 발생하고, 결국 원자재 가격 상승이 상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면서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최근 글로벌 공급망 상황은 더욱 악화하고 있다.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상하이와 선양, 쿤산 등 지역이 봉쇄되면서 세계 경제가 타격을 입고 있다.


한국은행은 “공급병목 현상 역시 애초 자동차용 반도체 등 일부 중간재와 내구재에 국한되었으나, 이후 원자재와 물류 등 생산단계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예상보다 오랜 기간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수입물가지수가 역대 최고 폭(7.3%)으로 치솟았는데, 국제유가 때문이다. 글로벌 공급망 문제와 함께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겹치면서 국제유가는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기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고 있다.


14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 WTI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3.65달러 상승한 104.25달러에 마감됐다. 영국 브렌트유(Brent) 가격도 배럴당 4.14달러 오른 108.78달러를 기록했고, 두바이유(Dubai)는 4.30달러 상승한 102.44달러를 나타냈다.


글로벌 공급망 문제로 중국 내 원자재 수요가 줄고 미국이 비축유 반출을 늘리면서 국제유가의 급등세는 다소 완화했으나 우크라이나 전쟁이 길어지면서 재상승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통화량 증가와 글로벌 공급망 문제, 여기에 국제유가 상승까지 겹치면서 물가 안정화 대책을 기대하기 힘든 현실이다. 정부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중심으로 물가관계장관회의 등을 열어 유가와 원자재, 재화 수급 상황을 살피고 있으나 실질적인 대응책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일한 방법이라면 통화량 조절을 위한 금리 인상 정도다.


실제 한은은 총재 공석 상태에서도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3개월 만에 다시 기준금리를 올렸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4일 기존 1.25%였던 기준금리를 0.25%p 인상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약 8개월 사이 0.25%p씩 네 차례에 걸쳐 총 1.00%p 올린 셈이다.


총재 부재 상태의 금통위가 경기 하강 우려 등에도 불구하고 전격적으로 추가 인상을 결정한 것은 최근 물가상승 압력이 방치하기 어려운 수준에 도달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금통위가 연말까지 두 차례 이상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제적 요인만 보면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내려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경기 불확실성이 커졌는데 인플레이션(물가 지속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를 올려도 물가안정 효과가 어느 정도일지 확실하지 않은 반면 경기에는 부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물가쇼크③] 물가에 발목잡힌 추경 딜레마…인수위도 ‘골머리’에서 계속됩니다.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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