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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주상영 “물가상승 압력 장기화…올해 4% 근접”


입력 2022.04.14 14:13 수정 2022.04.14 14:21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美 연준 긴축에도 韓 경제 양호"

주상영 금융통화위원회 의장 직무대행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한국은행

주상영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의장 직무대행이 기준금리 인상 배경에 대해 “대내외 경제금융 여건에 변화가 발생한 가운데 물가 상승 압력이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아 총재 공석임에도 대응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올해 물가 상승률이 4%에 근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에도 한국 경제 성장세는 양호하며, 한미 정책금리가 역전되더라도 경제 펀더멘털은 양호해 자금 유출 가능성이 낮으며 중립금리 이상으로 올릴 상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거시경제 차원에서 물가와 금융안정 등을 위해 완화 정도를 줄여 나가는 것이 인수위의 LTV 완화 등 현 정책기조와 엇박자라는 평가에 대해서는 적절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회의서 연 1.25%의 기준금리를 1.50%로 0.25%p 인상했다.


다음은 기자간담회에서 이어진 일문일답.


-총재 공석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상한 배경은.

▲지난 2월 말 금통위 이후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내외 금융경제 여건에 큰 변화가 발생했다. 그 가운데서 특히 물가 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장기화 될 가능성도 있겠다 는 판단이 들었다. 그래서 총재 공석임에도 불구하고 대응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주열 전 총재는 기준금리가 올해 말 1.5%에서 2.0%라고 한 시장전망에 대해 한은 전망과 큰 차이가 없다고 했는데 현재도 변함없나.

▲시장의 기대가 과거에 기준금리 0.75%에서 2.0%로 기대했는데, 현재는 그 기대가 한층 더 높아진 것 같다. 물가상승세가 가파르고 그 전에 예상했던 것 보다 미 연준의 빠른 긴축이 예고되면서 시장의 기대가 높아진 것으로 생각한다.


-일부 연구기관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2% 중반대로, 물가상승률 4%대로 수정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에 따른 스테그플레이션 가능성은.

▲물가에 관해서는 좀 더 분명하게, 대략 연간으로 4% 또는 그에 근접한 수준으로 상승률이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경제성장 전망에 대해서는 한은 조사국에서 새롭게 전망을 수정하는 작업을 하고 있고, 일부 성장세가 지난 2월보다 다소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스테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서는 물가가 높지만 여전히 성장률이 낮아진다 해도 2% 중후반 정도 될 것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에, 이정도로 성장한다면 물가가 높아도 스테그플레이션으로 말할 순 없을 것 같다.


-물가가 4%근접 수준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했는데 연말까지 이어지나. 정점 시점은.

▲우크라이나 사태 이전부터 물가상승압력은 있었다. 다만 그 당시에는 1분기나 늦어도 2분기가 지나면 정점을 찍고 내려가지 않겠냐는 예상을 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로는 언제가 정점이 될지 확실히 예단하기 힘들다.


-인수위에서 LTV등 규제 완화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한은은 기준금리 인상을 더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책 엇박자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새 정부가 생애 첫 주택구입자 LTV를 상향조정 할 의사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이런 금융정책들은 미시적 차원에 지원정책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한은이 거시경제 차원에서 물가와 금융안정을 위해서 완화 정도를 조금씩 줄여나가는 것을 두고 현 통화정책 기조와 어긋난다, 엇박자라고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지난해부터 금리 4차례를 인상함에 따라 경기 둔화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은.

▲기본적으로 경기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기 때문에 경기 회복세에 맞춰서 기준금리를 서서히 조정한 것이다. 물론 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회복 속도에 일부 영향을 줄 수도 있지만, 여러 가지 지표들을 보면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수출부문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 소비도 오미크론 확산 때문에 1,2월에는 다소 부진했지만 3월 중순부터 빠르게 회복되는 것이 관찰된다.


-수출 민간소비 등 국내 경제 회복세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올해 경제 성장률이 3% 하회할 것이라는 예상 배경은.

▲수출은 대내외 여건이 안좋아졌음에도 상당히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소비의 경우도 앞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이다. 1~2월에 오미크론 확산세가 심한 영향으로 1분기 중에는 소비는 당초 예상보다 나쁜 것이 사실이다. 설비투자 건설투자 이런 부분들은 역시 원자재 가격 상승이라든지 부품 공급 차질 공급망 차질 영향을 받아 2월 전망보다 다소 낮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조건들을 반영했을 때 2월 전망했던 3%보다는 확실하지 않지 소폭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 초중반에서 머물고 있다. 현재 환율 수준이 경제 펀더멘탈을 적절히 반영하고 있나.

▲이것은 우리경제 펀더멘탈 외에도 미 연준 긴축강화 강도에 대한 기대, 우크라이나 사태. 유가상승 및 거시금융경제 여건 변화와 수급상황에 따른 다양한 요인 등 종합적인 요인에 대한 결과라고 판단하고 있다. 금통위 의장 대행으로써 환율 수준에 대해서는 자세히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국고채 3년물 8년 4개월 만에 3%를 돌파했다. 현재 국고채 금리 수준이 오버슈팅이라고 판단하는지.

▲시장이 과민하게 반응하면서 급한 변동이 있을 때 언제든지 시장 안정화 조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단순 매입할 때 장기물의 비중이 높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3년물도 일부 포함해서 매입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 경우에도 단순 매입할 때 시장금리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될 때 한해서 한시적으로 매입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시기는 사전에 정해서 말씀드리기 어렵다.


-연준이 연말에 중립 이상으로 금리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인 견해인지.

▲중립금리는 가상의 금리고, 추정 오차도 있다. 미국의 경우에는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서 중립금리 이상으로 올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다르다. 사실 중립금리에 대한 명확한 수준이 있는 것도 아니고 있다고 해도 금리인상 과정에서 적어도 지금의 판단으로는 그 이상 수준으로 올려야 될 정도로 한계상황은 아닌 것 같다.


-미 연준 정책금리 인상 속도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출 및 한미 정책금리 역전 가능성에 대해서는

▲미 연준의 급격한 금리인상이 원·달러 환율에 상승압력과 동시에 자본유출 압력을 발생시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환율의 움직임과 국제자금 이동이 물론 금리차에 영향을 받지만 경제 펀더멘탈, 즉 한국경제 성장세는 여전히 양호하다. 물가가 높긴 하지만 사실 다른 주요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 경제 펀드멘탈이 양호하기 때문에 대규모 유출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으로 보인다.


-금리인상 효과 점검하겠다는 문구가 통방문에서 빠졌는데, 향후 인상 가능성으로 해석해도 되겠나.

▲금리 인상 효과를 3차례 올렸을 때부터 효과는 계속 점검하고 있고, 앞으로도 점검할 것이다. 그렇게 확대 해석할 필요까진 없다. 원칙적으로는 물가와 경기를 균형있게 봐야 되는데 물가상승이 예상보다 장기화되면 실제 기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이 물가상승으로 이어지는 등 물가상승압력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이기 때문에 지금으로써는 물가상방 압력을 더 중시할 수 밖에 없다.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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