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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트랙’ 시상식부터 환영식까지 이어진 '심석희 거리두기'


입력 2022.04.13 11:19 수정 2022.04.14 07:46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세계선수권 위업 달성에도 내상 입은 대표팀 분위기 어색

심석희 파문 여파로 예상했던 그림..국민들도 보기 불편

건강한 경쟁으로 화려한 결과 만들어 감동주는 원팀 돼야

최민정과 심석희 등 쇼트트랙 대표팀 선수들이 1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뉴시스

금메달 5개 등 화려한 성적을 거둔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이 금의환향했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캐나다 몬트리올 모리스 리샤르 아레나에서 펼쳐진 ‘2022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쇼트트랙선수권’ 일정을 마치고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 대한빙상경기연맹이 마련한 간단한 환영 행사를 가졌다.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의 감동적인 승부에 이어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 5개(은2/동3) 성과를 거둔 대표팀은 팬들의 뜨거운 환영 속에 귀국했다. 화려했던 성적만큼이나 팬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선수들 얼굴에서도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특유의 입담으로 분위기를 띄운 곽윤기도 카메라를 끌어당겼지만, 가장 큰 관심을 모은 것은 역시 ‘에이스’ 최민정이었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1500m 금메달리스트 최민정은 세계선수권에서도 독보적인 활약을 나타냈다. 1000m, 1500m, 계주 3000m와 여자 3000m 슈퍼 파이널까지 4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며 4년 만에 세계선수권 종합 우승(통산 4회)을 차지했다.


여자 3000m 계주가 이번 대회 최고의 하이라이트였다. 반 바퀴 남기고 3위에 머물렀던 최민정은 마지막 코너에서 아웃코스로 치고 나간 뒤 짜릿한 역전 레이스를 펼쳤다.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고 생각했던 킴부탱(캐나다)은 최민정의 ‘날 들이밀기’를 본 뒤 머리를 감싸며 절규했다. 경기 후 최민정은 "쉬운 상황은 아니었는데 끝까지 해보자고 생각했다. 나중에 다시 봐도 뿌듯했다"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한국 쇼트트랙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장명과 큰 성과를 거뒀지만 시상식에서는 활짝 웃지 못했다. 최민정을 비롯해 김아랑, 서휘민 등이 금메달을 목에 걸어주며 서로를 격려할 때, 심석희는 한쪽에 서서 굳은 표정을 하다 고개를 숙였다. 맏언니 김아랑이 서휘민에게 "(금메달을 심석희 목에) 걸어줘"라고 말했고, 심석희와 서휘민은 서로 메달을 목에 걸어줬다. 이때도 최민정은 활짝 웃지 못한 채 정면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예상했던 장면이다. 지난해 심석희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나란히 출전했던 최민정, 김아랑을 비하하는 욕설 등 문자 메시지를 국가대표팀 코치와 주고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최민정-심석희. ⓒ 뉴시스

심석희는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선수자격 2개월 정지 징계를 받았고,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참가하지 못했다. 심석희는 2개월 징계가 해제되면서 2월 대표팀에 복귀했다.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대표팀에 소집한 최민정은 연맹에 "훈련을 제외하고 특정 선수와의 접촉을 막아달라"고 요청했다. 둘은 터치 하지 않는 범위에서 3000m 계주 결승을 함께 소화했다.


입국장 환영식 행사에서도 심석희와의 ‘거리두기’는 계속됐다. 최민정은 서휘민 등 여자대표팀 동료들과 섰지만 심석희는 곽윤기 등이 있느 남자 대표팀 선수들 쪽에 기울었다. 기념 촬영 때도 거리두기는 이어지며 어색한 상황을 연출했다.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과 명승부, 세계선수권에서 위업을 달성한 대표팀은 이번에도 한쪽에 불편한 상처를 안고 활짝 웃지 못했다. 이 또한 한국 쇼트트랙 역사에 남을 불편한 순간이다.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바라보는 국민들도 불편하다. 한국 쇼트트랙이 '원팀'으로 가는 길은 아직까지는 멀고도 험하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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