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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아기 있는 집에만 표시'…아파트 현관 옆에 적힌 '5759' 의문의 숫자


입력 2022.04.07 15:15 수정 2022.04.07 15:01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한 아파트 주민이 여성·노약자·아기 등이 사는 집의 소화전에 입주민 이름과 의미를 알 수 없는 숫자가 적혀있는 것을 발견했다는 소름 끼치는 사연을 공개했다. 논란이 커지자 경찰은 수사에 나섰고, 조사 결과 우체국 집배원의 소행으로 드러났다.


지난 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해당 아파트의 입주민이 붙인 듯한 안내문 한 장이 올라왔다. 안내문에는 입주민 A씨가 확인한 내용이 적혀있었다.


A씨는 "지난 2일 소화전 윗부분에 생후 7개월 된 저희 애기 이름이 적혀있는 걸 확인했다"며 "택배 기사나 다른 배달원이 적어놨다고 하기엔 아직 7개월밖에 안 된 아기라서 심각한 문제로 인지했다"고 밝혔다.


안내문에 따르면 이후 A씨는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 2층 각 세대 앞 소화전에 입주민 이름이 적혀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에 A씨는 각 세대에 요청해 직접 이름을 대조한 결과, 현재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의 이름과 동일한 것을 알게 됐다. 소화전에 남성의 이름이 적힌 경우는 적었으며 주로 여성과 노약자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A씨는 "가장 무서운 점은 우리 집 현관문 바로 옆에 '5759', 맞은편 벽에는 '9575'라는 숫자가 적혀있었다"며 "검색해보니 고대 히브리어로 '어린아이, 유아, 젖먹이' 라는 뜻"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는 실제 사실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5759와 9575가 곧 어린아이, 젖먹이란 뜻은 아니고, 고대히브리어인 스트롱번호라는 것.


이는 미국의 신학자이던 제임스 스트롱이 성경 연구의 편의를 위해서 구약과 신약의 원어 어근 단어마다 번호를 붙여 어느 성경에 어떻게 사용되었는지를 표시한 색인 사전이다. 즉 5759라는 숫자에 '유아, 젖먹이'라는 의미가 담긴 것이 아니고 5759번째에 올라 있는 단어라는 의미다.


뜻은 다르다고 해도 이 숫자들이 어린아이와 젖먹이로 연상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결국 A씨는 경비실에 이 사실을 알렸고, "증거가 될 수 있으니 낙서는 지우지 말고 경찰에 신고할 수 있도록 조치해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경비실은 관리사무소에 이를 전달했지만, 관리사무소는 자치회장에게 이를 따로 보고하지 않았고 A씨가 거주하는 동에 적힌 이름을 오히려 지우기까지 했다.


A씨는 "관리사무소에 따져 물으니, 내가 걱정해서 우리 집만 지웠다고 했다"며 "확인해보니 총 4개 층에 적힌 이름을 지웠더라. 관리사무소는 이 사항에 대해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해당 사연을 놓고 논란이 커지자 경찰은 폐쇄회로(CC)TV 영상 분석을 통해 우체국 직원이 배달 편의를 위해 아파트 소화전에 이름을 쓴 사실을 확인했다고 7일 밝혔다.


이날 서울 송파경찰서에 따르면 우체국 소속 직원 A씨는 등기 우편물 배달 시 업무상 편의를 위해 서울 송파구 아파트 단지에서 각 세대 인근 배치된 소화전에 거주자의 이름을 적어 놓았다. 경찰은 지난 5일 신고를 접수 받고 해당 아파트를 방문해 CCTV 영상 분석을 통해 용의자를 밝혔다.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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