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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호황 빛 좋은 개살구…원가부담·인력부족 난제 풀어야


입력 2022.04.06 14:01 수정 2022.04.06 14:01        김민희 기자 (kmh@dailian.co.kr)

한국 조선사, 1분기 선박 수주량 50%로 세계 1위

3년치 일감 쌓았지만…후판가 인하 어렵고 일손 부족 심각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18만 입방미터(㎥)급 LNG운반선의 시운전 모습ⓒ한국조선해양

3년 치 일감을 쌓은 국내 조선사들이 원가 부담과 인력 부족으로 간만에 찾아온 호황기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후판가 협상이 어려워진 데다, 수주 선박 건조가 본격 시작되는 올 하반기 인력난은 더욱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들은 1분기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의 절반인 457만CGT(97척, 50%)를 수주하며 중국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1분기 수주 집계에서 한국이 중국을 앞선 것은 2015년 이후 7년 만이다.


대형 조선 3사의 올해 수주현황을 살펴보면 한국조선해양이 현재까지 약 71억 달러를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 174억4000만 달러의 41%를 달성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약 41억8000만 달러를 목표치 89억 달러의 47%를 채웠으며 삼성중공업은 약 20억 달러를 수주해 목표의 23%를 달성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수주 호황으로 이미 2~3년치 수주잔고를 채웠지만, 원가 부담과 인력난으로 제대로 된 축포는 터뜨리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철광석 가격이 치솟으며 조선용 후판 가격은 상반기 t당 80만원에서 하반기 t당 110만원 선까지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후판은 선박 건조가격의 20%를 차지하기 때문에 가격이 조금만 올라도 조선사들에게는 큰 부담으로 이어진다.


당초 조선업계는 올해 조선용 후판 가격의 동결·인하를 예상했었지만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며 가격 인상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하며 원자재 가격이 요동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동호주 항구 기준(FOB) 제철용 원료탄 가격은 t당 586.00달러로 연초 대비 약 60.9% 상승했다. 같은 날 기준 철광석 가격은 t당 145.54달러로 연초 125.18달러에서 약 16.3% 올랐다. 조선업계와 철강업계는 후판 가격 협상에 들어갔지만 아직 줄다리기를 끝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감이 줄어든 지난 몇 년 간 노동자들이 현장을 떠나며 인력난도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조선업 인력은 호황기로 꼽혔던 2014년 약 20만3000명에서 지난해 말 약 9만2000명으로 55%나 감소했다. 특히 수주 선박이 본격적으로 건조되는 시기인 오는 9월에는 약 9500명의 생산인력이 부족할 것이란 추산이다.


현재 일감이 쌓였음에도 사람 구하기는 쉽지 않은 모습이다. 저임금으로 인한 열악한 노동환경이 노동자들의 유입을 막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또한 장기불황 여파로 조선사들이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해 대규모 공개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상반기 800여명에 달하는 신입사원을 채용할 예정이지만 전체 인력을 조선 분야에서 뽑는 것은 아니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올해 대규모 공개채용 일정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삼현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장은 지난 1일 제 3차 조선해양산업 CEO 포럼에서 “일감은 늘어나는데 일할 사람이 부족한 초유의 사태를 맞아 업계와 정부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며 “당면한 인력 수급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선 매년 쏟아지는 수주 낭보의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민희 기자 (km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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