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부총리 "러군 14t 분량 인도적 지원품 압수했다"
"마리우폴 민간인 탈출 위한 피란버스 45대 러군 저지에 도착 못해"
유엔난민기구·국제적십자위원회 직접 참여하는 방안 거론 중
러시아군이 버스에 싣고 가던 14t 분량의 구호품을 압수했다는 우크라이나 측 주장이 제기됐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리나 베레슈크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1일(현지시간) "러시아에 점령된 남부 도시 멜리토폴로 식량과 의약품 등을 전달하러 가던 버스를 러시아군이 저지했다"고 전했다. 이어 "러시아군은 버스 12대에 실려 있던 14t 분량의 인도적 지원품도 압수했다"고 덧붙였다.
31일 우크라이나 정부는 남부지역 항구 도시 마리우폴의 민간인을 탈출시키기 위해 피란버스 45대를 보냈으나 목적지에 도착하지 못했다.
베레슈크 부총리는 "러시아군이 마리우폴의 민간인을 구출하기 위해 마리우폴 인근 베르댠스크로 가던 버스 45대도 저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날 피란민 1458명이 개인 차량으로 자포리자에 도착했다"며 "이 가운데 631명은 마리우폴에서, 827명은 베르댠스크, 멜리토폴, 바실리우카, 훌리아폴, 폴로히 등에서 왔다"고 밝혔다.
마리우폴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러시아군의 집중 공격을 받아 도시 대부분이 파괴되며 인도주의 위기가 가장 심각한 도시로 거론된다.
러시아군은 마리우폴을 2014년 병합한 크림반도와 친러시아 반군이 점령한 동부 돈바스 지역을 육상으로 연결할 거점으로 보고 우크라이나 침공 뒤 포위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러시아 군은 마리우폴의 민간인 대피를 위해 전날 오전 10시부터 마리우폴에서 베르댠스크를 경유해 자포리자로 가는 인도주의 통로를 개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측이 민간인 대피를 위해 보낸 버스는 자포리자와 베르댠스크 사이 바실리우카 검문소를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군은 1일 오전 10시부터 마리우폴 시민 대피를 위한 인도주의 통로를 다시 개방한다고 밝혔다. 이번에는 확실한 대피를 위해 유엔난민기구(UNHCR)와 국제적십자위원회(ICRC)가 직접 참여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