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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디그라운드(94)] 위아더나잇, ‘음악’이라는 언어로 건네는 위로


입력 2022.03.30 15:04 수정 2022.03.30 15:04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언어 그 이상' 프로젝트 첫 주자 참여

'시와 산책'에서 영감 받은 신곡 '매일매일' 발매

활자에 기반을 둔 이야기들에 음악이 입혀진다. 데뷔 9주년을 맞은 인디팝 밴드 위아더나잇(We Are The Night, 함병선·황성수·정원중·김보람)은 책 ‘시와 산책’을 읽고, 책에서 받은 영감을 바탕으로 만든 신곡 ‘매일매일’을 지난 25일 발매했다. 서점 리스본에서 추천하는 여러 권의 책 중에 뮤지션이 직접 한 권을 선택하고, 이를 통해 앨범을 발매하는 프로젝트 ‘언어 그 이상’의 일환이다. 위아더나잇은 이 프로젝트의 첫 주자다.


위아더나잇이란 밴드 이름처럼, 이들은 그간 ‘밤’이라는 시간대에서 느껴지는 감정들을 음악에 담아왔고, 여러 감정들 중에서도 특히 ‘위로’가 가장 크게 대중들에게 와 닿았다. 이번 신곡 ‘매일매일’ 역시 새로운 프로젝트의 하나로 기획된 앨범이지만, 위아더나잇은 자신들이 이야기를 통해 받았던 감정을, 그들의 언어인 음악으로 만들어 내면서 대중들에게 또 한 번 위로를 안긴다.


ⓒ빅웨이브뮤직

-이번 신곡 ‘매일매일’은 ‘언어 그 이상’이라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곡이라고요.


네, 책을 읽고 그 책에서 영감을 받아 새로운 음악으로 표현하는 작업이었습니다. 서로 다른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즐거운 작업 과정이었죠. 저희에게도 2022년 처음 발표하는 곡이기도 했고요.


-추천작 중 ‘시와 산책’을 선택해서 음악으로 만들었는데요. 이 책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서점 리스본에서 몇 권의 책을 추천받았습니다. 그중 저희는 한정원 작가님의 ‘시와 산책’을 선택하게 되었어요. 우선 이 책을 선택했던 이유는 제목에서 주는 느낌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따듯하지만 담담하게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져 곡으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시와 산책’이라는 책을 읽은 후의 느낌은 어땠나요?


‘그래 내 앞엔 여전히 여러 갈래의 길이 있고, 우리는 그곳으로 계속 걸어갈 수밖에 없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금은 위로가 되었습니다.


-이 책을 바탕으로 한 ‘매일매일’은 어떤 곡인지도 설명해주세요.


산책을 하는 기분이 잘 표현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편하게 들으실 수 있는 분위기의 곡을 만들고 싶었고, 매일 어딘가를 향해 길을 떠나는 우리들의 모습을 떠올리면 곡을 완성시켰습니다. 날씨와 상관없이 목표를 향해 산책하듯 걸어가는, 우리 삶에 대한 노래입니다.


-책을 읽은 후의 감정을 음악으로 표현할 때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작업하셨는지요.


어떠한 감정선이 한쪽으로 넘치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희망도, 그리고 슬픔도 담겨있지만 부담스럽지 않은 느낌이었으면 좋겠다고 할까요? 결과적으로는 저희가 의도한 느낌이 곡에서 잘 표현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시와 산책' 표지 이미지, '매일매일' 앨범 커버 ⓒ시간의흐름, 빅웨이브뮤직

-평소에도 책을 읽고, 그 감정을 토대로 음악 작업을 한 적이 있었나요? 즉 책이 곡의 모티브가 된 적이 있는지.


이전 쥘베른 작가의 ‘녹색광선’(Le Rayon Vert)에서 모티브를 얻어 동명의 타이틀로 앨범을 발표했던 적이 있습니다. 책 속 주인공이 녹색을 행운을 가져다줄 거라는 믿음을 가지는 데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저희는 책이나 영화 등을 보며 많은 영향을 받는 것 같습니다. 무언가 확실히 표현하고자 하는 감정이 느껴질 때면 책 속의 어떤 한 구절,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기도 합니다.


-이번 작업 과정에서 이색적이었던 부분이 있다면요?


아무래도 책을 추천받고, 그리고 그중의 한 권을 골라 음악을 만들고. 그리고 그 음악을 앨범 아트, 뮤직비디오 등으로 다시 표현되고. 이러한 과정들이 가장 차별화되는 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주제가 정해져 있다는 점에서 힘들진 않았나요?


특별히 힘든 점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주제나, 노래의 대상이 정해진 후에는 작업 과정은 수월한 편입니다. 매번 무엇을 노래할지, 그리고 어떤 것을 담을지에 대한 고민이 긴 편이었던 것 같습니다.


-글이, 음악으로 표현됐을 때의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나요?


다양한 형태로 새로이 뻗어나가는 것 아닐까 합니다. 책을 읽고자 했던 분이 아니더라도, 좀 더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 후에 반대로 책을 접하고 싶은 마음이 생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일테고요.


-위아더나잇은 이번 신보는 물론, 기존에도 위로가 되는 노래들을 많이 들려준 것 같아요. 이런 성향을 위아더나잇의 정체성으로 봐도 될까요?


네, 말씀하신 대로 ‘위로’가 저희의 음악적 바탕에 깔려있는 것 같습니다. 더 넓게 보자면 저희는 ‘밤’이라는 시간대에서 느껴지는 감정들을 담고자 팀 이름을 정하게 되었는데요. 밤에 가장 필요한 것 중 하나는 위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요즘 같은 시대에서는요.


ⓒ빅웨이브뮤직

-올해가 벌써 데뷔 10년차더라고요.


크게 아쉬운 부분이 없어요. 사실 아쉬운 부분이 없다기보다는, 후회하고 있는 일들은 없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아요. 가장 큰 보람은 지금껏 발표했던 앨범들을 보는 것 같아요. ‘아, 열심히 꾸준히 음악을 했구나.’ 이런 생각이 들어요. 물론 때때로 마음에 드는 곡과 생각을 담을 수 없을 것만 같을 때도 있었죠. 사실 이런 슬럼프는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것 같기도 하고요. 이런 감정이 들 때가 가장 어려웠던 것 같아요. 시간이 너무나 빠르게 지나갔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2022년은 특히 저희에게 중요한 해가 될 것 같아요. 올해가 위아더나잇의 시즌2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랜 기간 동안 팀을 이끌어 올 수 있었던 비결은?


서로 배려하는 것이 가장 큰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꾸준히 음악을 발표했던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의 음악들 중 꼭 소개해 주고 싶은, 혹은 스스로 가장 명곡이라고 생각하는 한 곡을 꼽자면요?


‘서로는 서로가’라는 곡을 꼽아볼게요. 저희 팬분들 중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시는 곡이기도 하고요. 이 곡은 ‘녹색 광선’ 앨범의 마지막 트랙으로 수록이 되었는데, 당시 어떠한 홍보나 노출이 없었어요. 정말 자연스럽게 천천히 알려지게 된 곡이라 감사한 마음으로 정해봤습니다.


-위아더나잇이 바라보는 음악의 방향성도 궁금합니다.


매번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동시대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싶다’입니다. 밤이라는 큰 주제 안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이야기를 다양한 사운드와 이야기로 전하고 싶습니다.


-위아더나잇이 절대 포기할 수 없는 한 가지는?


음, 어려운 질문인데요. 저희 음악 작업에는 컴퓨터가 없으면 안 될 것 같아요. 하하.


-밴드로서의 터닝포인트가 돼었던 시기가 있다면?


터닝포인트가 지금이지 않을까 싶어요. 이전의 저희가 발표했던 앨범들에서 나타내고자 했던 것이 지난 12월 발표한 에센셜 앨범 ‘BLUE AND SOME BLACK’에서 어느 정도 마무리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여전히 새로운 이야기들을 담아내고 싶고요.


-마지막으로, 위아더나잇의 최종 목표는 어떻게 될까요?


대체할 수 없는, 고유의 색을 지닌 아티스트로 기억되는 것입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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