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업적 추가’ 일본에 찬물 끼얹은 박항서호, 포상금 받는다


입력 2022.03.30 15:53 수정 2022.03.30 15:59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사상 첫 최종예선 무대서 최초 승리·일본전 최초 승점

베트남축구협회, 박항서호 열정과 정신력 높게 평가

베트남 박항서 감독(자료사진).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베트남 박항서호가 조 1위를 꿈꾸던 일본 축구대표팀에 찬물을 끼얹고 포상금까지 수령한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29일 일본 사이타마 스타디움 2002에서 킥오프한 ‘2022 FIFA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B조 10차전에서 일본과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예상을 깨고 전반을 1-0 앞선 가운데 후반을 맞이한 베트남은 후반 9분 요시다 마야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후반 막판에는 역전골을 내주는 듯했지만, VAR 판독 끝에 일본의 핸드볼 파울이 인정돼 실점을 지웠다. 6분의 추가시간에는 몸을 던져 일본의 공격을 막아내며 기어코 승점1을 지켜냈다.


종료 휘슬이 울리자 베트남 선수들은 두 팔을 들어 올리며 포효했고, 박항서 감독도 코치진과 벤치에 있던 선수들과 함께 기쁨을 나눴다. 일본을 응원했던 4만여 관중 속에서도 금성홍기를 흔들며 박항서 감독과 선수들의 이름을 연호했다.


고개를 숙인 일본 대표팀 선수들은 일부 홈팬들의 야유를 들으며 라커로 이동했다. 박항서 감독과 함께 서로를 격려하고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베트남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압도적인 슈팅수와 점유율에도 1골에 그친 일본(승점22)은 베트남전에서 승점3을 챙기지 못해 사우디에 밀려 조 2위로 내려앉았다. 결국 ‘캡틴’ 요시다 마야는 홈팬들에게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베트남은 승점4(1승1무8패)로 최종예선을 마쳤다. B조 최하위 탈출에는 실패했지만, 베트남 축구 사상 첫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에서 승리(중국전 3-1승)와 '아시아 강호' 일본을 상대로 처음으로 승점을 획득하는 굵직한 성과를 거뒀다. 박항서 감독은 “일본과 원정 경기 무승부는 베트남 국민들에게 큰 용기를 줬다"고 평가했다.


2017년 10월 베트남 사령탑에 올라 베트남 축구사를 새롭게 써왔던 박항서 감독 입장에서도 또 하나의 새로운 업적을 추가한 날이다. 2018년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에서 베트남 최초 준우승을 이끈 박항서 감독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최초 4강, ‘동남아월드컵’으로 불리는 스즈키컵 우승, 사상 첫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 및 승리 등을 이끌며 베트남 축구의 영웅으로 등극했다.


일본 원정에서 무승부 성과 거둔 베트남 축구대표팀. ⓒ AP=뉴시스

당연히 박항서호에는 포상금이 쏟아졌다. 지난해 베트남 축구 역사상 최초로 월드컵 최종예선에 진출했을 때도 그랬다. 박항서호는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G조 2차예선을 힘겹게 꿇고 최종예선 티켓을 획득, 이번 최종예선 유일한 동남아시아 팀으로 동남아 축구의 자존심까지 지켰다.


당시 베트남 굴지의 부동산·건설 기업인 흥틴 코퍼레이션은 선수단에 20억 동(약 985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했다. 베트남 평균 근로자 월급(2020년 기준)이 754만 동(약 37만원)임을 감안했을 때 두둑한 금액이다.


지난 2019년 12월, 60년 역사상 첫 스즈키컵 우승 때도 포상금은 베트남 언론 표현대로 ‘비처럼’ 쏟아졌다. 베트남 축구협회가 30억 동(약 1억5000만원)을, 민간기업들이 65억 동(약 3억3000만원)을 지급했다.


일본전 승점을 획득한 이날도 베트남축구협회는 가만히 있지 않았다. 베트남 축구 역사상 첫 일본전 승점 획득에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베트남 언론들은 “박항서호가 일본 원정에서 기적을 썼다. 베트남축구협회는 15억 동(약 7950만원)을 포상금으로 지급한다"고 보도했다.


포기하지 않는 열정과 정신력으로 역사적 성과를 이룬 박항서호에 이번 최종예선은 또 하나의 빛나는 역사로 남게 됐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