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전에서도 무득점..월드컵 최종예선 내내 침묵
벤투 감독 전폭적 신뢰 보낸 '플랜A' 황의조 부진 찝찝
스트라이커 황의조(30·보르도)가 월드컵 최종예선 무득점 굴욕을 당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9일(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알막툼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22 FIFA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최종 10차전에서 UAE에 0-1로 졌다.
손흥민-황의조-황희찬-김민재 등 최정예 멤버가 나섰지만 골대를 두 번이나 때리는 불운과 최종예선 내내 안정적이었던 수비의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패했다. 이미 월드컵 티켓은 확보한 상태지만 예상 밖 패배라 아쉬움이 짙게 남는다. 한국이 A매치에서 UAE에 패한 것은 2006년 1월 친선경기(0-1) 이후 16년 만이다.
경기 전까지 벤투호는 최종예선 9경기에서 무패(7승2무)를 기록, 2010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4승4무) 이후 처음으로 최종예선 무패 달성 기대를 키웠지만 UAE전 패배로 물거품이 됐다.
홈에서 11년 만에 이란까지 잡으면서 조 1위 가능성을 높였던 벤투호가 마지막 경기에서 지고, 이란이 레바논을 2-0 완파하면서 조 1위 자리도 뒤바뀌었다. 이란 8승1무1패(승점25), 한국 7승2무1패(승점23).
마지막 경기에서 미끄러진 대표팀 선수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며 그라운드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더 표정이 좋지 않았던 것은 역시 황의조다.
A매치 43경기 14골 기록 중인 ‘주포’ 황의조는 벤투 감독이 가장 신뢰하는 스트라이커다. 최근 소속팀 보르도에서 한 달 넘도록 득점이 없었지만, 벤투 감독은 황의조를 이란전 원톱으로 세웠다. 최근 K리그1에서 절정의 골감각을 선보였던 조규성이 있지만 이란전에서도 벤투 감독은 황의조였다. 벤투 감독의 신뢰가 어느 정도인지 묻어나는 대목이다.
하지만 황의조는 지난해 6월 투르크메니스탄전 이후 A매치에서 골을 넣지 못하고 있다. 벤투호 출범 이후 최다골 터뜨린 황의조의 침묵은 최종예선에서 승승장구했던 벤투호의 분위기와 거리가 멀다. 최근 시리아전과 이란전에서는 각각 슈팅 1개에 그쳤다. 벤투호 부동의 원톱 황의조도 답답할 상황이었다.
이날 역시 최전방 원톱 공격수로 나섰지만 골이 없었다.
전반 38분 이재성의 크로스를 문전에서 헤더로 연결하며 상대 골키퍼를 긴장시켰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되고 말았다. 전반전에서 가장 위협적인 장면이었다. 0-1 뒤진 후반 14분, 황의조는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박스 정면에서 날카로운 헤더로 연결했는데 골키퍼 손에 스치며 골대를 맞고 나갔다.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상태에서 치르는 부담 없는 경기라 내심 대량득점을 기대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마지막 경기에서도 득점에 실패한 황의조는 최종예선 8경기 0골(1도움)이라는 굴욕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전폭적으로 보냈던 신뢰의 회복과 높은 기대치를 충족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프랑스로 떠나는 황의조의 발걸음은 결코 가볍지 않다. 벤투호의 확실한 ‘플랜A’가 위력을 잃은 가운데 카타르월드컵 16강 이상을 기대하는 축구팬들의 마음 또한 결코 가볍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