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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도 안 받았는데 코로나 확진이요?"…난임부부 아찔하게 한 병원 실수


입력 2022.03.30 20:00 수정 2022.03.30 16:54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오모씨가 확인한 확진자 정보 ⓒ오씨 제공

"XXX님 코로나19 확진자로 등록돼 있습니다"


경기 고양시에 거주하는 오모(여, 42) 씨는 지난 26일 진료를 받기 위해 들른 A병원에서 이 말을 듣고 화들짝 놀랐다. 최근 신속항원검사나 PCR(유전자증폭) 검사 등 어떤 코로나19 관련 검사도 받은 적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더욱 심각한 문제는 따로 있었다. 오씨가 시험관시술을 앞두고 있는 여성이었다는 것.


당초 이날 오씨는 시술을 앞두고 진료를 받기 위해 평소 다니던 난임전문 A병원을 찾았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진자로 등록돼 있다는 직원의 말에 크게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오씨는 최근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적도 없다고 설명했지만 병원 측은 확진자 알람이 떠 있어 당장 진료 및 처방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우선 다른 검사실에 격리된 오씨는 질병관리청(질병청)에 직접 전화해 문의를 했다. 그러자 "질병청에는 등록된 정보가 없다. 보건소에 직접 가서 확인을 하셔야 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에 오씨가 "중요한 진료를 앞두고 있다. 의료 시스템 문제인 것 같은데 왜 내가 직접 가야 하나"라고 재차 항의했고 질병청 직원은 확인을 해보고 다시 연락을 준다고 했다. 이후 질병청은 오씨에게 "병원에서 잘못 기재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결국 오씨는 아무런 조치도 받지 못하고 집에 돌아가야 했다.


이후 오후 한참 지나 질병청에서 연락이 왔다. 질병청 측은 오씨에게 "광명시에 있는 1차 의료기관인 B의원에서 오씨 동명이인과 헷갈려 잘못 기재한 것 같다"는 믿기 힘든 설명을 내놨다.


해당 의원은 오씨가 광명에 살던 2004년 당시 방문했다가 최근엔 간 적도 없었던 곳이다. 알고 보니 병원이 84년생 또 다른 오씨를 접수하는 과정에서 예전 오씨(79년생)로 착각한 것.


오씨는 본지에 "난임센터 다니는 환자들은 10일 동안 주사를 계속 맞아야 해 시술 전에 코로나 걸리면 다 올스톱이라 엄청 예민하다"며 "가뜩이나 저 때문에 접수처에서 수십 명이 밀려있는데 너무 창피하고 부끄러웠다"라고 토로했다.


또 "만약 그날(26일) 난자채취시술 날짜가 잡혀있었으면 어쩔 뻔했나. 그러면 꼼짝없이 한 달을 더 기다려야 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정보로 동명이인이 처방전과 진료를 받은 사실을 알고는 꼼꼼하게 처리하지 못한 B의원에 대해 화가 났다"며 "질병청에서도 피해자가 직접 보건소를 방문해 알아봐야 한다고 황당한 답변을 했다. 미흡한 대처에 너무 화가 났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같은 문제에 관해 질병청은 "병원에서 신고하면 이를 검증할 방법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광명보건소 관계자는 "병원에서 진료시 사용하는 앱과 질병청에서 운영하는 앱이 다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여기서 혼선이 빚어질 수 있다. 또 시스템상 병원에서 신고하면 보건소가 승인을 하는 구조인데 병원에서 오입력시 이를 확인하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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