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반격, ‘사업 통합‧신사업’ 투트랙으로 1위 탈환 나선다

롯데제과, 롯데푸드 흡수합병…업계 2위 종합식품사 탄생

한샘, 세븐일레븐, 쏘카 등 리빙‧유통‧플랫폼 등 공격적 M&A

지난 1월13일 신동빈 롯데 회장이 화상회의 방식으로 진행된 '2021 상반기 롯데 VCM(Value Creation Meeting)'에 참여하고 있다.ⓒ롯데지주

롯데가 사업 재편과 인수 합병을 통한 신사업 진출로 1위 탈환에 나선다.

롯데는 명실상부 국내 유통업계 1위 기업으로 꼽히지만 최근 온라인 전환을 놓고 신세계 등 경쟁사에 비해 부진하다는 지적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이에 계열사 통합과 인수합병으로 몸집을 불리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한편 바이오‧모빌리티 등 미래 성장 동력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통해 본격적인 반격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는 지난 23일 이사회를 열고 양사의 합병을 결의했다. 롯데제과가 존속 법인으로서 롯데푸드를 흡수합병하는 구조다.

오는 5월27일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7월1일 합병이 완료되면 연 매출 3조7000억원이 넘는 초대형 종합식품사로 거듭나게 된다. 현재 식품업계 1위인 CJ제일제당에 이어 2위로 올라서게 된다.

단순 매출 규모만 커지는 것이 아니다. 빙과사업의 경우 해태를 품은 빙그레를 넘어 다시 시장 1위를 탈환하게 되고. 제과사업에서도 오리온을 제치고 선두자리를 회복할 수 있다.

무엇보다 구매와 영업, 수출에 이르기까지 양사의 장점을 결합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고 제빵, 건강기능식품 등 중복 사업에 일원화도 가능해진다.

이영구 롯데그룹 식품군 총괄대표.ⓒ롯데지주

롯데칠성의 음료‧주류 통합 성공 DNA, 식품 계열사 합병으로 이어질까

양사 합병설은 작년 그룹 정기인사 이후 힘을 받기 시작했다.

롯데는 기존 BU(사업 부문) 체제를 유통, 화학, 식품, 호텔 등 HQ 체제로 전환했다. 유통‧호텔 수장 교체에도 이영구 식품BU장은 식품군 HQ 총괄대표로 자리를 유지하면서 식품사업에 대한 통합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 총괄대표는 2017년부터 롯데칠성음료 대표를 지낸데 이어, 2020년에는 음료와 주류 부문을 통합해 대표를 맡아왔다. 그 과정에서 큰 폭의 수익성 개선을 이뤄내면서 사업 통합에 대한 성공경험을 축적한 바 있다.

유통사업은 최근 미니스톱 인수를 통해 세븐일레븐 경쟁력 강화에 돌입했다.

세븐일레븐이 전국 2600여개 미니스톱 매장 인수하면 총 1만4000개로 CU, GS25와 함께 편의점 3강 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신규 점포의 경우 거리제한이 있어 빠르게 점포를 늘릴 수 없는 만큼 미니스톱 인수는 묘수로 읽힌다.

롯데쇼핑이 한샘 인수전에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한 것도 백화점과 가전판매(롯데하이마트), 건설 등 그룹 계열사와 시너지를 확대할 수 있는 신의 한수로 꼽힌다.

바이오‧헬스케어 이어 미래형 모빌리티 육성 속도

롯데는 작년부터 최근까지 거의 1년간 꾸준히 M&A에 나서며 신사업 찾기에 집중하고 있다.

작년 3월 중고나라를 시작으로 한샘, 와디즈, 초록뱀미디어, 미니스톱, 쏘카 등 리빙, 플랫폼, 유통 다양한 분야에 걸쳐 지분투자 및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1년 12건으로 한 달에 한 번 M&A에 나선 셈이다.

인수합병 외에도 지주사 내에 바이오와 헬스케어 전담 조직을 꾸리고 도심항공교통(UAM), 모빌리티, 메타버스, 수소사업 등 신사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중 모빌리티 사업은 최근 쏘카 지분 인수 등으로 구체적인 계획이 드러나는 단계다.

오프라인 렌터카 시장 1위인 롯데렌탈이 공유차량 1위 업체 쏘카 지분투자로 3대 주주에 이름을 올린데 이어 소비자 대상 중고차 판매 시장 진출도 공식화 했다.

롯데렌탈이 차량 정비부터, 충전 인프라, 주차장, 중고차 매각 등에 인프라가 풍부한 만큼 전기차, 자율주행에 노하우가 있는 쏘카와 협업해 도심항공교통을 비롯한 미래 모빌리티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복안이다.

롯데의 최근 이 같은 행보는 신동빈 회장의 신사업 집중 육성 의지와도 맞닿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신 회장은 올 1월 ‘2021 상반기 롯데 VCM(Value Creation Meeting)’에서 “각자의 업에서 1위가 되기 위해 필요한 투자는 과감하게 진행해야 한다”며 “특히 디지털 혁신에 대응하기 위한 DT(Digital Transformation) 및 R&D 투자는 반드시 필요하고, 브랜드 강화를 통해 차별적인 기업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