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종목 지정…'경영 난항' 발목
감사보고서 제출 지연 공시 36건
정기주주총회 시즌이 본격화 하자 일부 코스닥 기업들이 상장폐지 위기에 몰리고 있다. 관리종목 지정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감사보고서 제출 지연 공시도 줄잇고 있다. '상폐 리스크' 대두로 변동성이 확대되며 개인투자자들의 근심은 늘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전날까지 14종목이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이중 선도전기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모두 코스닥 기업이다.
관리종목 지정 사유를 보면 과반수 이상의 종목들이 경기 침체에 따른 경영 난항에 발목을 잡힌 것으로 확인된다.
종합 엔터테인먼트사 판타지오의 경우 자기자본이 10억원 미만으로 떨어졌고, 자본잠식률은 52.22%를 기록했다. 가금류 가공업체 체리부로는 최근 3사업연도 중 2사업연도에서 자본잠식률이 50%를 넘어섰다.
△리더스코스메틱 △원풍물산 △제넨바이오 △광무 △에이디칩스 △유아이엘은 최근 4사업연도 연속으로 영업손실이 발생했고, △에스멕 △피에이치씨 △휴센텍 △원풍물산 △제넨바이오 △휴먼엔 △인트로메딕은 상장폐지사유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이들 종목들은 이후 관리종목 지정사유를 해소하지 못하면 다음해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상폐 리스크에 따라 투자심리는 악화하고 있다. 체리부로는 관리종목 지정 이후 14.03% 하락했고, 에이디칩스는 11.01% 내렸다. 선도전기 외 두 종목은 관리종목 지정 이후 거래정지에 들어갔다.
관리종목 지정은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날까지 36곳의 상장사가 감사보고서 제출 지연 공시를 냈다. 이중 코스닥 기업은 31곳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상법개정 이후 상장사들은 정기주총 일주일 전까지 사업보고서·감사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내부 여건 상 자료를 낼 수 없다고 알린 것이다. 감사보고서 미제출 상태로 10일이 지나면 형식적으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것으로 처리된다.
다만, 감사보고서 제출 연기에 대한 행정제재는 다소 완화 상태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재무제표·감사보고서·사업보고서 등을 기한 내 제출하지 못하는 경우 행정제재를 면제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기한 내 제출하기 어려운 회사 23사와 감사인 16사에 대해 행정제재가 면제됐다.
전문가들은 감사보고서 미제출 기업들 중 상당수는 '감사의견 비적정'으로 관리종목 지정확률이 높다고 지적한다. 사업보고서 제출 기한 연장 신고서는 감사인의 사유서가 필요한데 사유서 조차 받지 못할 경우 감사보고서 제출 지연 공시를 내는 사례가 많다는 설명이다.
한편, 감사보고서 제출 전후 풍문에 주의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확산하고 있다. 거래소는 다수의 기업들에서 감사보고서 제출이 지연됨에 따라 호재성·악재성 정보 공표 여부 등을 집중 단속할 방침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주가부양 등 목적으로 사이버상 허위·과장성 풍문을 유포하는 등 혐의 포착시 신속히 대응해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