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오수를 대통령으로?…윤석열과 '결정적 차이' 한가지 [이배운의 열공]

사람에 충성하지 않았던 尹…사람에 충성했던 金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포스터(사진왼쪽)와 김오수 검찰총장의 가상 대선출마 포스터.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최근 온라인상에 김오수 검찰총장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상황을 가정한 포스터가 등장해 각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검찰총장 출신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정권에 맞서다 대권을 쥔 전례가 있는 만큼, 현재 사퇴 압박을 받는 김 총장도 대권가도를 노려볼 수 있다는 주장을 내포하고 있다.

포스터가 널리 알려지자 더불어민주당 등 현 여권 일각에서는 '우리도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을 만들어보자' '윤석열 정권을 털어보자'며 조소 섞인 반응을 쏟아냈다. 윤 당선인이 단지 정권에 반기를 들었다는 이유로 대통령이 됐다는 잘못된 인식을 드러낸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드는 부분이다.

윤 당선인은 검찰총장 재직 당시 대한민국 최고 권력자의 진노를 감수하고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여도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소신을 끝내 굽히지 않았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 '우리 편' 사람이면 무조건 감싸고 충성했던 정권에 실망한 여론이 윤 총장에게 마음을 준 이유다.

하지만 김오수 총장의 행보를 되짚어보면, 사람에 충성하지 않았던 윤 총장과는 반대로 사람에 지나치게 충성했다는 평가를 거두기 어렵다.

일례로 김 총장 체제 검찰에선 '대장동 의혹 부실수사' 등 여권 주요 인사 비리 의혹에 대한 봐주기수사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김 총장이 법무부 차관인 시절에는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배려해 포토라인을 폐지, 피의사실 공표 금지 규정을 신설했다는 의혹이 불거졌고, 이성윤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과 함께 '윤석열 총장 배제 수사팀'을 대검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정치적 편향성 논란을 빚기도 했다.

그랬던 김 총장이 "법과 원칙을 따르겠다"며 사퇴 요구를 일축하고 내년까지 임기를 만료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법조계 안팎으로 '검찰총장의 임기는 보장할 필요가 있다'는 신중론이 제기되는 동시에 '김 총장이 원칙을 입에 담을 자격이 있느냐'는 반문도 흘러나오는 이유다.

과정이야 어떻든 검찰조직 1인자 자리에 오른 김 총장의 능력이 출중하다는 덴 반론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아울러 김 총장 본인도 대한민국에 위대한 업적을 남긴 인물로서 기억되겠다는 프라이드가 있을 것이다.

문재인 정권의 "우리 총장님"으로 불리던 윤 당선인은 스스로 진영의 울타리를 깨고 정도(正道)만을 위한 진정성을 증명해 국민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마찬가지로 김 총장도 남은 임기동안 정치적 이해를 초월하고 오직 국민만을 위한 충성심과 그것을 뒷받침할 실력을 증명한다면,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