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전략도발 대응 차원서
美 전략자산 전개할 수도
한국 차기 정부 출범을 목전에 둔 다음달, 남북이 각각 정치·군사 일정을 소화하는 가운데 정세 격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북한이 태양절(김일성생일·4월15일)을 전후해 전략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한미 양국은 비슷한 시기에 상반기 연합훈련을 개최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
문홍식 국방부 부대변인은 21일 정례브리핑에서 연합훈련 일정과 관련해 "한미 국방 당국은 연합방위태세를 확고히 유지한다는 원칙 하에 상호 긴밀히 협의하여 연합훈련을 시행해 오고 있다"며 "한미는 올해 전반기 연합지휘소훈련과 관련해 훈련 시기, 규모 및 방식 등에 대해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군 당국이 공식 발표는 삼가고 있지만, 다음달 12일부터 본훈련의 사전훈련 성격을 띠는 '위기관리 참모훈련(CMST)'이 시작될 거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본훈련인 연합지휘소훈련은 다음달 18일부터 28일까지 진행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혀가는 분위기다.
연합훈련을 '적대정책의 가장 집중적 표현'으로 규정해온 북한은 '맞대응' 명분으로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 각종 도발에 나설 전망이다.
한미는 연례적 훈련인 연합훈련에 대한 북한의 '신경질적 반응'과 무관하게 계획대로 훈련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북측 전략도발이 현실화할 경우 실기동 훈련,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 등 '추가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평가다.
특히 △B-52H(장거리 폭격기) △B-1B(전략 폭격기) 등 미군 전략자산을 한반도로 보내 북측 핵심 시설 공격을 염두에 둔 블루 라이트닝 훈련을 5년 만에 재개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문 부대변인은 "블루 라이트닝 훈련 등 (미군) 전략자산 전개와 관련해 현재 결정된 바 없다"며 "대비태세와 관련한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말씀드릴 수 없음을 양해 바란다"고 말했다.
北매체 "전쟁위기 재현하려고 지랄발광"
한반도 정세가 크게 출렁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북측은 연합훈련 비판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북한 대외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경거망동은 자멸을 재촉할 뿐'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얼마 전 남조선(남한) 군부 호전광들이 (미국과) 북침 합동군사연습을 강도 높게 벌릴 기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며 "전쟁위기를 또다시 재현해보려고 지랄발광하고 있다"고 밝혔다.
매체는 "(한미가) 연습 중단을 약속하고도 우리 눈을 피해가며 2018년에는 110여차, 2019년에는 190여차, 2020년에는 170여차, 2021년 1월부터 9월까지의 기간에만도 146차의 크고 작은 전쟁연습들을 도적고양이처럼 벌려놓았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자타가 공인하는 바와 같이 2018년 이전 남조선·미국 합동군사연습이 강행될 때마다 조선반도(한반도)에는 언제 전쟁이 터질지 모를 일촉즉발의 위험천만한 사태가 조성되곤 했다"고 으름장을 놨다.
또 다른 선전매체인 통일신보는 전날 연합훈련과 관련해 "남조선 호전 세력의 망동은 공화국(북한)에 대한 노골적인 도발"이라며 "조선반도의 평화·안정을 바라는 온 겨레의 지향과 염원에 대한 전면 도전"이라고 말했다.
매체는 남측 군부가 "동족을 해치기 위한 외세와의 합동군사연습을 내놓고 공개하며 노골적으로 벌리려 한다"며 "이것은 위선적으로나마 내들었던 대화와 평화 간판마저 집어 던지고 대결과 전쟁의 길에 공공연히 나서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