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사업장 집무실서 1시간 동안 진행...상호 입장 공유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18일 노동조합 대표단과 면담을 진행하고 의견을 청취했다.
1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경계현 사장은 이날 오후 1시부터 경기도 화성사업장 내 대표이사 집무실에서 각 노조 대표자들과 만남을 가졌다.
이날 면담은 1시간 정도 소요돼 오후 2시경 마쳤다. 사측에서는 경 사장을 비롯, 인사 담당 임원들이, 노조측에서는 각 노조위원장 및 간사들이 참석했다.
이번 면담은 노조 측에서 최고 임원진과의 면담을 요구하고 회사 측에서 이를 수용하면서 이뤄졌다. 면담에서는 상호 인식과 의견을 청취했는데 경 사장도 노조 측에 질문을 하고 답변을 듣기도 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 사장은 간담회를 서로의 의견을 충실히 공유하는 소통의 자리로 삼아 문제를 하나씩 풀어나가자고 당부했고 노조도 사측이 노조를 중시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그동안 급여체계 개선과 휴식권 보장 등을 요구하며 사측과 협상을 벌여왔는데 이날 면담에서도 이같은 요구조건들을 언급했을 것으로 보인다.
노조측은 급여체계와 관련, 성과급 재원을 현재 EVA(Economic Value Added·경제적 부가가치)에서 전체 영업이익으로, 기본급 인상체계를 정률인상에서 정액인상으로 변경하고 포괄임금제와 임금피크제 폐지해달라고 요구해왔다.
또 휴식권과 관련해서는 유급휴일 5일 확대를 비롯, 회사창립일과 노조창립일 1일 유급 휴가 등을 요구해왔다.
다만 이날 간담회가 노사간 소통을 위해 마련된 자리로 교섭이 아니어서 노조의 협상안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측은 “이날 면담이 교섭은 아니어서 애초부터 특정한 결과물을 도출하기 위한 자리는 아니었다”며 “서로의 입장과 의견을 청취하며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현재 삼성전자 내에는 총 4개 노조가 설립돼 있으며 총 조합원 수는 약 4500명 안팎으로 전체 직원의 4% 규모다. 가장 규모가 큰 노조는 전국삼성전자노조(4노조)로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소속이다. 노조 조합원의 대부분은 반도체 등 부품이 주력인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소속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4개 노조가 단일 협상 창구로 구성한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교섭단은 지난해 10월부터 사측과 15차례 임금 교섭을 진행했지만 입장 차를 줄이지 못하면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현재 협상은 사실상 결렬 상태다.
이후 고용노동부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조정을 신청했고 중노위가 두 차례 조정에 나섰지만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조정중지’ 결정을 내렸다. 이에 노조는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해 노조 찬반 투표 등 동의 절차를 거쳐 쟁의에 들어갈 수 있는 상태다.
한편 앞서 지난 16일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는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한다는 주주들의 지적이 잇따라 제기됐다.
성과에 대한 합당한 보상을 요구하더라도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이뤄져야 하는데 노조가 파업을 무기로 막무가내식의 생떼를 부리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이에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주총에서 “회사는 4개 노조 공동교섭단과 논의 중”이라며 “발전된 노사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