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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개기 상장·뻥튀기 청약 막는다...IPO 시장 대응 분주


입력 2022.03.16 05:00 수정 2022.03.15 11:34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공모가 왜곡에 기관 참여요건 강화

물적분할 후 상장 규제 강화 전망

“새 정부, 개인 증시참여 높일 것”

지난 1월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LG에너지솔루션의 코스피 신규상장 기념식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금융당국이 ‘쪼개기 상장’과 기관투자자의 공모주 ‘뻥튀기 청약’ 제도 손질에 나서면서 기업공개(IPO) 시장의 변화가 예상된다. 최근 기관의 IPO 수요예측 참여 문턱을 높인 데 이어 새 정부에서는 물적분할 후 상장에 대한 규제 요건이 강화될 전망이다. 모두 공모가 고평가와 주가 하락 등에 따른 소액주주들의 피해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5월부터 기업공개(IPO)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기관의 참여 요건이 강화된다. 금융투자협회는 최근 자율규제위원회를 열고 이러한 내용을 담은 인수업무 규정 개정안을 의결했다. 기존에는 투자일임회사가 고객 자산이 아니라 고유 재산으로 수요예측에 참여해도 문제가 없었다.


개정안에 따라 앞으로는 투자일임업 등록 후 2년 경과 및 투자일임재산 규모 50억원 이상이거나, 등록 후 2년이 경과하지 않은 경우에는 투자일임재산 규모 300억원 이상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우회 등록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사모집합투자업자도 이와 동일한 기준을 적용한다. 개정 규정은 5월 1일 이후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는 발행기업의 IPO부터 적용된다.


이는 기관들의 편법 수요예측 참여를 개선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금투협에 따르면 불성실 수요예측 적발 건수는 2019년 19건에서 지난해 66건으로 3배 이상 늘었다.


특히 수요예측에 1경5000조원이라는 천문학적 금액이 몰린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당시 자본금이 수억원에 불과한 기관들도 많은 물량을 배정받기 위해 조 단위의 주식 매입 수량을 써내는 ‘허수성 주문’이 이뤄져 비판이 제기됐다. 결국 피해는 공모가 최상단에서 청약을 하게 되는 일반 투자자에게 돌아가게 된다는 지적이다. 이에 금융당국도 지난해 말부터 제도 보완을 추진해왔다.


금투협 자율규제위원회는 “앞으로도 IPO 수요예측 시장에 대해 면밀하게 모니터링해 위규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관회사에 대한 점검 독려, 시장참여자에 주의사항 안내·규정 준수 촉구 등 수요예측 질서 유지를 위한 자율규제 역할을 계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새 정부는 물적분할 후 상장에 대한 규제 요건을 강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등이 핵심 자회사를 물적 분할 후 상장하기로 하면서 모회사 주주의 권익이 침해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후보 시절 신사업을 분할해 별도 회사로 상장하는 경우 기존 주주에게 신주인수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내놨다. 자회사의 공모주 청약 시 모회사 주주에게 일정 비율의 주식을 배정해 청약하도록 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이 대선 이후 관련 규제를 마련하기 위해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의 규제 강화 기조와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IPO 절차를 밟는 기업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마트 자회사 SSG닷컴의 경우, 기존 문제가 됐던 기업들의 ‘쪼개기 상장’과는 다르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SSG닷컴은 2018년 12월 이마트의 온라인 쇼핑몰 사업부문, 신세계의 온라인 쇼핑몰 사업부문이 각각 물적분할 방식으로 분리돼 설립됐다고 설명했다. 유망한 사업부를 나중에 분사한 것이 아니라 초기부터 별도법인을 설립해 성장시켰다는 것이다. 카카오도 지난달 실적 발표 이후 자회사의 IPO가 쪼개기 상장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중장기 주주환원책을 발표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윤석열 당선인은 개인투자자 보호를 위해 주식 물적분할 요건 강화 및 주주보호대책을 제도화할 것을 언급했다”며 “개인투자자 권익 보호에 대한 공약에 따라 개인의 증시 참여도가 한층 올라갈 것”이라고 밝혔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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