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기업인 출신으로도 첫 사례
정치인 출신으론 87년 이래 네 번째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당선인과 경쟁했던 다른 당 소속 대권주자 출신으로서는 역대 최초로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을 맡게 됐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통합과 협치의 상징성을 부각하기 위해 인선한 것으로 평가된다.
윤석열 당선인은 13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인수위원장으로 임명한다고 직접 발표했다. 안 대표는 1987년 대선 이래 일곱 번째 인수위원장이며, 네 번째 정치인 출신 인수위원장이다.
노태우 당선인은 전두환 전 대통령으로부터 원활한 대통령직 인수를 위해 '하나회' 출신 이춘구 전 의원을 인수위원장으로 임명했다. 김대중 당선인은 이종찬 전 의원을, 노무현 당선인은 임채정 전 의원을 인수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이명박 당선인은 비(非)정치인인 이경숙 숙명여대 총장을, 박근혜 당선인도 역시 비정치인인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을 인수위원장으로 임명했으나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문재인정권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조기 대선이 치러진 관계로, 인수위 없이 바로 집권했다. 오랜만에 정치인 출신 인수위원장이 재등장한 것이다.
이춘구 전 의원은 4선 의원에 국회부의장, 신한국당 대표최고위원까지 지낸 거물 정치인이지만 인수위원장을 맡았을 당시에는 재선 의원이었다. 이종찬 전 의원은 인수위원장을 맡을 당시 전직 4선 의원이었으며, 임채정 전 의원은 현역 3선 의원이었고 열우당이 원내 다수당이 되자 국회의장에 올랐다.
안철수 대표는 10년 동안 현실정치를 하면서 재선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2017년·2022년 두 차례 대선에 출마했고 2018년에는 서울시장 선거에도 출마했다.
2016년 총선을 앞두고서는 국민의당을 창당해 제3원내교섭단체로 만들어냈고, 이듬해 대선에서 700만 표(21.4%)를 득표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전의 정치인 출신 인수위원장에 비해 정치적 중량감이 결코 떨어진다고 볼 수 없다는 평가다.
안 대표는 동시에 의사 출신이며 IT보안업체인 '안랩'을 창업한 기업인 출신 인수위원장이기도 하다. 의사·기업인 출신 인수위원장도 첫 사례다.
서울대 의대를 나온 안 대표는 코로나19 상황에서 검체 체취 봉사활동에 나서는 등 정치인이 된 뒤에도 전공 분야를 살려 활동한 바 있다. 인수위원장을 맡음과 동시에 인수위 산하 코로나특위 위원장도 겸임하게 됨으로써 전문성을 발휘할 공간이 열렸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