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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ICBM·핵실험 장소 '복원'…신뢰조치 '철회' 수순


입력 2022.03.12 08:50 수정 2022.03.12 08:50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동창리 발사장 '확장'

풍계리 핵실험장 '복원'

북미협상 '신뢰구축' 차원서

철거·폭파 진행했던 장소

북한이 지난 2018년 5월 24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위한 폭파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전략도발 재개 가능성을 시사한 북한이 사전 정지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해온 동창리 발사장의 '확장'을 지시한 가운데 과거 '폭파 이벤트'가 진행됐던 풍계리 핵실험장에선 '재건' 움직임까지 포착됐다.


11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018년 '폭파'했던 풍계리 핵실험장의 갱도 복구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해외 전문가들이 민간 위성사진을 토대로 핵실험장 재건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지만, 관련 정황을 우리 정부가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지난 2018년 북미협상과 관련한 '신뢰 구축' 조치 일환으로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하고 동창리 발사장의 일부 시설을 해체한 바 있다.


하지만 핵실험장의 경우 전문가 검증이 불발돼 북한이 갱도 입구만 폭파했을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미국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관련 가능성을 거듭 제기하며 북측이 핵실험장 복구에 나설 경우 2~3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폭파에 앞서 북한 군인이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 입구를 지키고 있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풍계리 핵실험장은 총 4개의 핵실험용 갱도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번 갱도는 1차 핵실험 뒤 폐쇄됐으며, 2번 갱도에선 2~6차 핵실험이 이뤄졌다. 3~4번 갱도는 2번보다 규모가 큰 것으로 알려졌으나 사용되지 않은 채 관리돼왔다고 한다. 북한의 이번 복원 움직임 역시 3~4번 갱도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2018년 4월 문재인 대통령과의 판문점 정상회담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계획을 언급하며 "일부에서 못 쓰게 된 걸 폐쇄한다고 하는데, 와서 보면 알겠지만 기존 (핵)실험 시설보다 더 큰 (갱도가) 2개 더 있고 아주 건재하다"고 말한 바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가우주개발국을 현지지도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위성 발사를 가장해 ICBM을 잇따라 쏘아 올린 북한은 동창리 발사장 확장 계획까지 밝힌 상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김 위원장의 발사장 현지지도 사진을 공개하며 김 위원장이 "앞으로 군사 정찰위성을 비롯한 다목적 위성들을 다양한 운반 로켓으로 발사할 수 있게 현대적으로 개건 확장하며 발사장의 여러 요소들을 신설할 데 대한 과업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북한의 전략도발 관련 시설 확장·재건 조치는 지난 1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치국 회의 발언에 근거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당시 "우리가 선결적으로, 주동적으로 취했던 신뢰 구축 조치들을 전면 재고하고 잠정 중지했던 모든 활동들을 재가동하는 문제를 신속히 검토해볼 것"이라고 했었다.


동창리 발사장과 풍계리 핵실험장에 대한 복원 움직임은 결국 북측이 선제적으로 취했다고 주장해온 신뢰 구축 조치에 대한 '철회'로 해석된다.


이는 지난 2017년 11월 이후 중단해온 ICBM 시험발사와 핵실험을 재개할 수 있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를 현지지도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한편 북한은 금강산에 있는 남측 일부 시설을 철거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2019년 10월 금강산 시찰 과정에서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을 싹 들어내도록 하라"고 지시한 바 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이듬해 1월 철거 연기를 우리 측에 통보한 바 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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