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사드 보복 재현 우려에 기업들 조마조마
업계선 “한중 수교 30주년…현실화 가능성 낮다”
뷰티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주요 공약으로 내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추가 배치가 현실화될 경우 한중 관계가 다시 악화돼 중국 사업 타격이 불가피해서다.
사드는 적의 미사일을 40~150km의 고고도(높은 고도)에서 요격하는 미군의 방어체계다.
윤 당선인은 대선 과정에서 “경북 성주의 주한미군 사드 1개 포대만으로는 수도권 방어에 충분하지 않다”며 “사드를 추가로 구매해 배치하겠다”고 공언했다.
앞서 국내 화장품 업체는 지난 2016년 박근혜 정부가 성주에 사드를 도입한 후 매출이 급감하는 등 혹독한 시기를 보냈다.
당시 중국 정부는 한국과 대화 채널을 축소하고 한한령(한류 제한령), 유커(중국인 관광객) 제한 등의 보복 조치를 가했다.
실제 2017년 3월 중국인들의 한국 단체 관광이 금지되면서 그해 3월부터 5월까지 우리나라를 방문한 중국인은 84만1952만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198만9833명) 대비 57.7%나 줄었다.
큰 손인 유커들의 한국 방문이 감소하면서 2017년 4월 화장품 소매판매액 지수가 전년 동기보다 2.2%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16년 3월부터 2017년 2월까지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여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낮은 수치다.
업계에서는 사드 추가 배치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윤 당선인이 친기업 성향이 강한데다 올해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적기이기 때문이다.
특히 윤 당선인의 외교 행보를 고려했을 때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윤 당선인은 전날(11일)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와 만나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이 중국이고 중국의 3대 교역국이 우리”라며 “한중 관계가 더 발전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지난 10일 보내온 축전을 통해 “중한 양국은 가까운 이웃이고 중요한 협력 동반자”라며 “수교의 초심을 굳게 지키고 우호협력을 심화해 양국과 양국 국민에게 복지를 가져다 줄 용의가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다소 경계하는 기류도 감지된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논평에서 “한국은 사드 배치를 내정이나 주권의 문제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며 “사드는 한국 방어 수요를 넘어서는 것이자 중국의 전략적 안보 이익까지 심각하게 해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윤 당선인은 고조하는 반중 정서를 활용했고 동맹인 미국과 더 밀착할 것임을 공약했다”며 “중국과의 관계를 재설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윤 당선인이 공약을 어떻게 가져갈 지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도 “공약이 현실화되면 중국 내 반한(反韓) 감정이 커져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큰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민감한 사안인 만큼 새 정부에서 신중할 것으로 본다”며 “우리나라 뿐 아니라 중국 현지 여론 모니터링을 계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