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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치른 韓 보란 듯…김정은 "정찰위성 개발로 전쟁대비력 완비"


입력 2022.03.10 10:21 수정 2022.03.10 13:11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대선 당일 현지지도 나선 듯

대외환경 무관하게 '마이웨이' 시사

"위성 개발은 자위권 행사"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10일 "조선노동당 총비서이시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이신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국가우주개발국을 현지지도 하시었다"고 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량의 군사 정찰위성 발사 계획을 밝히며 "우리의 자주적 권리"라고 밝혔다. 한국 대선과 맞물린 계획 발표로 대외환경과 무관한 '마이웨이' 노선을 재확인했다는 평가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10일 "조선노동당 총비서이시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이신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국가우주개발국을 현지지도 하시었다"고 전했다.


통상 북한 매체들이 김 위원장 동정을 하루 지나 발표하는 만큼, 한국 대선 당일에 관련 일정을 소화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이번 시찰에는 유진 노동당 군수공업부장과 김정식 군수공업부 부부장이 동행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최근에 진행한 정찰위성 중요시험들을 통하여 항공우주 사진 촬영 방법, 고분해능촬영장비들의 동작 특성과 화상자료 전송계통의 믿음성을 확증한 데 대하여 커다란 만족을 표시하시었다"며 "위성탑재형 광학촬영장비들과 영상송신기를 비롯한 자료송수신통신장비들, 각종 수감부 및 장치들의 개발 및 준비실태를 료해(파악)하시고 최근에 국가우주개발국이 진행한 중요시험결과들을 보고받으시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시찰 과정에서 "군사 정찰위성 개발과 운용의 목적은 남조선지역과 일본지역, 태평양상에서의 미(국)제국주의 침략군대와 그 추종 세력들의 반공화국 군사행동 정보를 실시간 공화국 무력 앞에 제공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그는 "조선반도(한반도)와 주변지역에서 감행되는 미제국주의 침략군대와 그 추종세력들의 반공화국 적대적 군사행동 성격을 철저히 감시·감별하고 정황관리 능력을 높이며 해당 정황에 따라 국가무력의 신속한 대응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은 우리 당이 중시하는 국가방위력 강화에 관한 전략·전술적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하여 5개년계획 기간 내에 다량의 군사 정찰위성을 태양동기극궤도에 다각 배치하여 위성에 의한 정찰정보 수집 능력을 튼튼히 구축할 데 대한 국가우주개발국의 결심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다량의 위성 발사를 예고한 것은 관련 조치가 군사도발이 아닌 국방력 강화 일환이라는, '이중기준 철회' 요구를 재확인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사업은 단순한 과학연구사업, 정찰·정보 수집 수단의 개발이기 전에 우리의 자주적 권리와 국익 수호이고 당당한 자위권 행사인 동시에 국위 제고"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의 전쟁억제력을 향상시켜 나라의 전쟁 대비 능력을 완비하기 위한 급선무적인 이 사업은 우리 당과 정부가 가장 최중대사로 내세우는 정치군사적인 선결 과업, 지상의 혁명 과업"이라고도 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10일 "조선노동당 총비서이시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이신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국가우주개발국을 현지지도 하시었다"고 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통신은 지난달 27일 고도 591㎞에서 시험 촬영했다는 지상 위성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도발 목적이 아닌 국방력 강화 차원의 시험발사를 지속하고 있다는 '정당성'을 강조하는 취지로 해석된다.


앞서 북한은 위성 개발을 명분으로 연이어 발사했던 탄도미사일에 촬영기를 달아 한반도 일대를 촬영한 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하지만 국내외 전문가들은 공개된 사진 해상도가 떨어져 "위성을 가장한 ICBM 관련 시험발사"라고 평가했다.


북한이 지난달 27일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시험을 진행했다"며 공개한 한반도 위성사진 ⓒ조선중앙통신

무엇보다 위성과 ICBM은 '머리'에 위성을 탑재하느냐, 탄두를 탑재하느냐의 차이를 가질 뿐 사실상 같은 기술이 활용돼 북한의 '국방력 강화 논리'는 억지 주장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북한은 국제법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에 따라 모든 종류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금지돼있기도 하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 위원장의 국가우주개발국 방문은 정찰위성 발사를 위한 단계적인 살라미 전술 일환"이라며 "정찰위성 개발은 자주적 권리이자 자위권 행사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향후 로켓발사(도발) 명분을 쌓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 교수는 "김 위원장의 직접 방문은 정찰위성 개발이 임박했다는 점을 의미한다"며 "태양절(김일성 생일·4월15일)을 전후한 '축포' 성격의 위성발사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김 위원장이 한국 대선일을 겨냥해 관련 일정을 소화한 것은 "우리 대선에 관심이 없고 새 정부를 향해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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