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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김광현, 비운의 빅리거로 남나


입력 2022.03.08 08:35 수정 2022.03.08 08:40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SSG랜더스, MLB 사무국에 대한 신분조회 요청

현실적으로 계약 전 마지막 절차로 보는 해석 우세

팀에는 호재, 직장폐쇄 갇힌 김광현으로서는 차선책

김광현 ⓒ AP=뉴시스

‘메이저리거’ 김광현(34)이 SSG 랜더스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류선규 SSG 단장은 7일 “한국야구위원회(KBO)를 통해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에 대한 김광현의 신분조회를 요청했다”며 “지금으로서는 구체적인 사안을 말씀드릴 게 없다”고 말했다.


야구 관계자들은 “(이런)신분 조회는 영입을 위한 마지막 절차로 볼 수 있다. 세부적인 내용만 합의하면 조만간 공식 발표도 나올 수 있다”고 말한다.


김광현은 현재 MLB에서 자유계약선수(FA) 신분으로 미국을 비롯해 한국, 일본 등과 자유롭게 협상하고 계약할 수 있다. 단, 2019시즌이 끝난 뒤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미국으로 건너간 경우라 KBO리그 복귀 시 보류권을 쥐고 있는 '원 소속팀' SSG와 계약해야 한다.


한국 프로야구가 자랑하는 최정상급 좌완 김광현이 복귀한다면, KBO리그나 SSG로서는 큰 호재다. SK 와이번스를 인수한 SSG 랜더스는 김광현에게 친정팀이다.


김광현은 지난 2007년 SK 와이번스를 통해 프로에 데뷔, 2019년까지 무려 13년 동안 에이스로 활약했다. 2008년 16승, 2010년 17승을 따내며 한국시리즈 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2016시즌에는 SK와 4년 85억원에 FA 계약을 맺었고, 미국 진출 직전인 2019시즌에도 17승 6패 평균자책점 2.51로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김광현이 가세한다면 SSG는 월머 폰트·이반 노바와 함께 KBO리그 정상급의 1,2,3선발을 보유하게 된다. 여기에 문승원-박종훈이 시즌 중 안착한다면 최고의 선발진을 구축할 수 있다.


김광현이 KBO리그에 복귀한다는 것은 매우 반길 만한 소식이지만, 김광현 개인으로서는 시점이 아쉽다. 친정팀으로 돌아와 추신수 등과 뛴다는 것은 영광이지만, 빅리그에서 아직 다 꿈을 펼쳐 보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광현은 이번 겨울에도 MLB 구단과의 재계약 의지가 매우 강했다. SSG 복귀설이 피어오를 때도 김광현의 마음은 미국에 기울었다. 빅리그 무대에서 충분히 가능성과 희망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2년 보장 800만 달러, 최대 1100만 달러 조건으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유니폼을 입은 김광현은 2020∼2021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빅리그 통산 10승7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2.97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사상 초유의 단축 시즌 속에 힘겹게 데뷔한 김광현은 포스트시즌 선발 등판까지 이뤄냈다. 두 번째 시즌에는 크고 작은 부상에 막혔다. 스프링캠프 도중 허리 통증에 시달린 김광현은 4월 18일에야 시즌을 시작했다. 빅리그에 돌아온 김광현은 7월 들어 ‘이달의 투수’까지 노릴 정도의 투구를 과시하며 2년차 징크스도 날리는 듯했지만 또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8월 말 복귀 이후에는 주로 불펜으로 등판했다. 세인트루이스가 9월 들어 17연승을 질주하는 동안 김광현의 역할은 크지 않았다. 포스트시즌 로스터에도 포함됐지만 등판이 무산됐다. 세인트루이스가 걸출한 좌완투수 매츠를 영입, 김광현과 사실상 결별했다.


김광현 ⓒ 뉴시스

김광현의 가치가 떨어진 것은 아니다. 오프시즌에도 김광현에 대한 MLB 팀들의 관심은 살아있었다. 어떤 팀에서 어떤 보직을 수행해도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자신도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2일부터 이어진 MLB 직장폐쇄(락다운) 국면에서 더 이상 뻗어나가지 못했다. 김광현은 MLB 직장폐쇄의 최대 피해자 중 하나다. FA 자격을 얻었지만 협상조차 할 수 없는 직장폐쇄 상황이 길어지면서 애를 먹었다. 직장폐쇄 기간에는 FA 계약, 트레이드 등 메이저리그와 관련한 모든 행정 업무가 중단된다.


지금까지도 MLB 사무국과 선수노조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4월 1일로 예정했던 올해 정규시즌 개막이 이미 한 차례 연기된 가운데 하루 이틀 내 열리는 협상에서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 다시 한 번 개막이 미뤄지고, 경기 수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FA 김광현으로서는 비운의 빅리거로 남더라도 마냥 기다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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