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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북방정책 빨간불①] 요소수 교훈 엊그젠데...러-우크라산 원자재 의존 이렇게 컸나


입력 2022.03.03 09:00 수정 2022.03.03 09:01        유준상 기자 (lostem_bass@daum.net)

러-우크라 갈등에 우리경제 타격 불가피

러시아산 원유·석탄·가스 절대적 의존

우크라, 반도체 핵심소재 최대수입국

부산항 신항 컨테이너 하역 장면. ⓒ부산항만공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문재인 정부의 '신북방정책'에 제동이 걸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러시아, 중앙아시아 등으로 무역국 다변화를 꾀하던 우리 정부와 해당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에 미칠 타격이 클 것이라는 전망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상품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크지 않지만 품목의 중요도에 우선순위를 매겼을 때 두 국가 무역의존도는 상당 수준이다. 특히 러시아산 원유·석탄·가스 의존도는 절대적이며 우크라이나는 반도체 핵심소재 최대수입국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제2의 요소수 대란을 겪지 않으려면 사태를 면밀히 점검하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편집자 주>

러-우크라 사태로 재주목받는 '신북방정책'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문재인 정부의 신북방정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특정 국가에 대한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신북방·신남방정책으로 무역 다변화를 꾀하고 있었던 만큼 우리 정부는 이번 사태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대책 마련과 정책 손질에 나서고 있다.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라나라는 경제 체질상 해상무역을 통한 대외의존도가 높다. 특히 중국, 일본, 미국, 유럽 등 전통적인 무역국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해 대외경제 여건 변화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이에 무역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이러한 배경 속에 신북방정책이 추진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동방경제포럼에서 한국과 러시아 간 9개 다리(Bridge)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이후 정부는 북방경제를 주관하기 위한 북방경제협력위원회를 설립하고 100대 국정과제로 신북방정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신북방 대상 국가.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신북방 지역은 러시아, 중앙아시아 5국, 동부유럽 3국, 코카서스 3국, 몽골로 이들 국가와 경협을 강화하고 한반도 신경제지도를 구상한다는 포부가 담겼다. 러시아, 몰도바, 몽골, 벨라루스,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우즈베키스탄, 우크라이나, 조지아, 중국(동북3성),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이 대상 국가다.


이른바 '철의 실크로드'를 완성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꿈꿨다. 신북방정책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경의-동해선과 러시아의 시베리아 횡단철도(TSR), 중국의 중국횡단철도(TCR)를 잇는 철의 실크로드를 완성하는 것이 목표다. 지리적 제약으로 인해 대륙과 단절된 단점을 극복하고 해상을 통한 물류와 더불어 대륙을 통한 물류 운송도 이뤄내겠다는 포부다.


러시아산 원유·석탄·가스 절대의존…우크라, 반도체 핵심소재 최대수입국

정부의 적극적인 신북방정책 추진에 힘입어 러시아는 최근 한국의 10대 교역국에 속할 정도로 긴밀한 무역파트너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대러 교역액은 273억 달러로, 1991년 수교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출액은 100억 달러로 전년 대비 45% 증가했고, 수입액은 173억 달러로, 전년 대비 63% 증가했다.


특히 석유제품, 원유, 석탄, 천연가스, 금·은 및 백금 등 5대 품목의 러시아산 의존도가 상당히 높다. 대통령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에 따르면, 러시아는 2021년(금액기준) 우리나라 석유제품 수입액의 19.5%를 점유해 수입상대국 1위를 기록했다. 수입액은 전년 대비 69.7%나 증가했다.


러시아산 원유는 전체 원유 수입액의 6.4%를 점유해 사우디아라비아, 미국, 쿠웨이트에 이어 4위다. 천연가스는 6.7%를 점유해 카타르, 호주, 미국, 오만, 말레이시아에 이어 6위, 석탄은 17.7%를 점유해 호주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우라늄은 카자흐스탄 다음으로 많은 33.8%를 기록했으며, 합금철·선철과 고철의 수입 비중도 일본 다음으로 많은 11.5%를 점유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에너지 자원과 광물의 대러시아 수입 비중(2021년, 금액기준). ⓒ한국무역협회

수출 의존도 역시 상당하다.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레일과 철구조물, 합성수지, 건설광산기계 등의 러시아 수출 비중이 가장 높다. 지난해 자동차 수출 현황을 보면 현대자동차는 3만8161대, 기아자동차는 5만1869대를 각각 러시아에 수출했다. 우리나라의 완성차 전체 수출 물량 중 대러시아 수출 비중은 4.5%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의 경우 절대적인 교역량은 러시아에 미치지 못하지만 고가치 핵심품목의 의존도가 높다. 우리나라의 대 우크라이나 교역액은 2021년도 기준 8억9000만 달러다. 수출은 5억8000만 달러로,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철강판, 비누 및 치약, 화장품, 합성수지 등을 주로 수출한다. 수입은 3억1000만 달러로, 정밀화학연료, 곡물, 철강, 기타 금속광물 등이 대표적인 품목이다.


우리나라는 우크라이나로부터는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핵심 소재인 네온과 크립톤을 수입하고 있으며, 높은 수입의존도를 기록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한국의 네온 수입상대국 2위로, 2021년 기준 비중이 23%(132만8000달러)나 된다. 2020년에는 최대 수입국으로 52.3%의 점유율(193만8000달러)을 차지했다. 크립톤 수입 역시 우크라이나가 1위로 절대적이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최근 "신남방·신북방 정책은 과거 강대국에 집중했던 우리나라의 경제 외교 통상 정책의 지평을 확대하고 통상 대국으로서의 대한민국의 위상을 한 단계 더 높이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기존의 주력 시장에 필적할 만한 새로운 수출 시장으로 성장했으며 주력 산업을 중심으로 현지 생산 업종을 구축하는 등 우리 기업의 성공적인 진출이 확대됐다"고 덧붙였다.


반면 최근 러시아-우크라 사태와 러시아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둔화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품인 자동차와 부품, 화장품 등의 수출이 감소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지전이 발생할 경우 한국산 자동차의 러시아 시장 판매가 10% 감소하고 전면전으로 확대될 경우에는 29%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신북방정책 빨간불②]에서 이어집니다.

유준상 기자 (lostem_bas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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