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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잇따른 MSCI선진지수 편입 효과 ‘회의론’


입력 2022.03.03 05:00 수정 2022.03.02 11:36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40조원대 패시브 자금 유출 우려

편입 후 주가 상승 포르투갈 유일

MSCI로고. ⓒ연합뉴스

정부가 MSCI선진국지수 편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편입에 따른 자금 유입 효과가 기대 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는 증권사 분석이 줄지어 나오고 있다. 단기적으로 유입 자금 보다 유출되는 패시브 자금이 더 많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유진투자증권 등 국내 주요증권사들은 국내 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사(MSCI) 선진국(DM)지수 편입 시 신흥국(EM)지수 이탈에 따른 패시브 자금 유출은 불가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은 지난달 9일 기준 MSCI 신흥국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1.4%로 집계됐다. 이는 중국, 대만, 인도 다음으로 높은 비중이다. 신흥국지수를 추종하는 글로벌 패시브 자금 중 약 440억 달러는 국내 주식시장에 유입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업계는 만일 현재 시가총액으로 한국이 선진국 지수에 포함된다고 가정하면 지수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수준에 불과하다고 추정했다. 패시브 자금 유입이 대폭 줄며 오히려 자금이 유출될 것이라는 계산이다.


NH투자증권은 150억 달러(약 18조원), 유진투자증권은 340억 달러(약 40조원) 가량의 패시브 자금이 국내 증시에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했다.


허율 NH투자증권 연구원은 "MSCI 선진시장 지수 편입에 따른 실익은 크지 않다"며 "선진시장 편입 시 유입될 자금과 신흥시장 이탈 시 유출될 자금을 따져보면 유출되는 자금이 더 크다"고 말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선진국지수 편입에 따라 한국으로 유입되는 자금이 많을 것으로 추정하기 어렵다"며 "선진국 지수 편입에 따른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 축소와 이에 따른 자금 유입은 지수 편입만으로 예상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앞선 선진국 지수 편입 사례에서도 주가 부양효과는 크지 않았다고 지목했다. 과거 신흥국에서 선진국 지수로 편입된 사례는 포르투갈, 그리스, 이스라엘 등 단 세 차례다. 이중 포르투갈은 선진국 편입 전후 절대 주가와 시장 대비 수익률이 상승했으나, 그리스는 주가가 부진 했고, 이스라엘은 주가가 상승했지만 시장 대비 수익률은 하락했다.


업계는 선진국 지수 편입 시 정부와 여권 대선 후보가 기대하는 당장의 주가 부양 효과 보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환율과 지수 변동성 완화 등이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 주식시장 선진국 재분류에 따른 펀드 리밸런싱 효과가 중립적일 수 있으나 중기 시계 관점에서 더 유리할 수 있다"며 "선진국 지수 이동을 통해 지수 내 잠재적 비중 하락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MSCI는 매년 6월 관찰국 리스트 내 국가를 대상으로 선진·신흥 등 시장 재분류 여부를 결정한다. 재분류를 위해서는 1년 이상 이 리스트에 올라 있어야 한다. 정부는 올해 6월 관찰국 리스트 등재를 목표로 외국환거래체계 선진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MSCI측 요구 조건인 공매도 전면 재개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목표대로 6월에 MSCI선진국지수 편입 관찰국 리스트에 등재되기 위해서는 상반기 중 공매도를 전면 재개해야 할 것"이라며 "좀더 시기를 좁혀보면, 늦어도 5월에는 시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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