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1676억 전년比 44.2%↑
5위 NH투자증권 129.5% 급증
美주식 낮거래·소수점 투자 개시
해외주식 투자 열풍이 이어지면서 지난해 증권사 외화증권 수탁 수수료 수익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들의 서학개미 쟁탈전도 치열해진 가운데 삼성증권은 작년 해외주식 수수료 수입 1위 증권사로 도약했다. 최근 국내 증시에서 개인투자자들의 동력이 약해지고 있는 만큼 증권사들은 해외주식 고객을 적극 유치해 수익성을 끌어올릴 전망이다.
3일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사 26곳의 지난해 외화증권 수탁 수수료 수익은 850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5467억원 대비 55.6% 증가한 수치다. 2019년 1634억원과 비교하면 420.7% 폭증했다.
특히 삼성증권은 작년 1676억원으로 전년 대비 44.2% 늘어나면서 미래에셋증권을 제치고 해외주식 수수료 수입 1위 증권사로 올라섰다. 키움증권은 1539억원으로 전년 대비 106.6% 증가했다.
이외에도 지난해 한국투자증권(944억원), NH투자증권(856억원), KB증권(695억원), 신한금융투자(512억원) 등의 외화증권 수탁수수료 수입이 크게 늘어났다. NH투자증권의 경우 전년과 비교해 129.5% 급증했고 KB증권도 96.3% 뛰었다. 한국투자증권은 전년 대비 60.3%, 신한금융투자는 67.3% 늘었다.
2020년 1위였던 미래에셋증권은 키움증권에 이은 3위로 내려갔다. 전년보다 13.5% 늘면서 타 증권사 대비 증가 폭은 적었지만 1530억원으로 여전히 큰 규모의 수익을 냈다.
올해 들어 증시 침체로 국내 시장에서 개인 거래대금이 낮아지고 있어 증권사들의 해외주식 서비스 강화에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대형 증권사들이 지난해 말부터 해외주식 소수점 투자를 개시한 데 이어 핀테크 증권사들도 이달부터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개시한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이달 실시간 수준으로 해외주식 소수점 매매가 가능한 기능을 선보일 예정이다. 해외주식 거래에서 우위를 확보한 기존 증권사들도 신규 서비스 출시와 관련 마케팅에 활발한 모습이다.
삼성증권은 지난 7일부터 세계 최초로 미국주식 전 종목에 대한 주간 거래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루의 거의 대부분인 20시간 30분간 매매를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서비스 출시 이후 10영업일 만에 거래고객 3만명과 누적 거래대금 1000억원을 돌파했다.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에 영향을 미치면서 변동장에 대응하려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것도 인기 요인이 됐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기존의 지점 프라이빗뱅커(PB) 창구를 통한 주문보다 온라인 주문이 많은 것이 특징”이라며 “ 우크라이나 이슈에 따른 변동성에 대해 개인들의 투자 관심이 높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21일 해외주식에도 종목별 증거금 제도를 도입했다. 종목별 증거금제를 도입하면 종목에 따라 최대 5배의 레버리지 주문이 가능하다. 20만원으로 최대 100만원어치 주식을 살 수 있는 것이다. 종목별 증거금이 적용되는 종목은 1500여개로 재무건전성에 따라 증거금률이 적용된다. 미래에셋증권 이외에도 삼성증권과 키움증권, KB증권 등이 해외주식 미수거래를 도입한 상태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투자자의 자산 효율화에 초점을 맞춰 현금뿐 아니라 국내 주식 또는 해외주식만 있어도 주문이 가능한 점이 차별화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