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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농사직썰㉖] 미세먼지 잡는 ‘쑥부쟁이’…국가기관 세계최초 기능성 인정


입력 2022.03.03 07:01 수정 2022.03.02 11:01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미세먼지 알레르기 질환에 탁월

지역경제 활성화 등 순기능 강화

농진청, 생산시스템 등 표준화 박차


국가기관 세계최초로 항알레르기 기능성소재로 인정받은 쑥부쟁이. 최근 다양한 제품으로 상용화가 되고 있다. ⓒ배군득 기자

#. 농사직설은 조선 세종 때 문신인 정초, 변효문 등이 편찬한 농서다. 1429년에 관찬으로 간행해 이듬해 각 도 감사와 주, 부, 군, 현 및 경중 2품 이상에서 나눠줬다. ‘新농사직썰’은 현대판 농업기법인 ‘디지털 농업’을 기반으로 한 데일리안 연중 기획이다. 새로운 농업기법을 쉽게 소개하는 코너다. 디지털 시스템과 함께 발전하는 농업의 생생한 현장을 독자들에게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편집자 주>


“곤드레・뽕잎・무청시래기…. 우리가 흔히 알 수 있는 나물의 종류야. 이름만 들어도 침이 고이고 건강에도 좋은 기능성식품으로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어. 오늘은 이런 나물류 가운데 세계 국가기관 중 처음으로 기능성을 인정 받은 쑥부쟁이가 그 주인공이야. 다소 생소할 수는 있겠지만 전북 구례군에서는 특산물로 꽤 유명하지. 최근에는 농촌진흥청이 쑥부쟁이 효능을 연구해 사업이전 등 활발하게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어. 쑥부쟁이가 향후 호흡기 등 항알레르기 관련 세계시장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벌써부터 기대가 돼.”


쑥부쟁이는 농촌진흥청에서 항알레르기(코건강 개선) 기능성원료 산업화에 성공한 1호 소재다. 세계 국가기관 중 처음으로 건강기능식품 기능성원료 개별인정을 획득한 것이다.


쑥부쟁이의 이번 기능성원료 인증을 주목하는 이유는 항알레르기 원료가 구아바, 피카오프레토, 유산균 등 3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내 쑥부쟁이가 포함되면서 세계 알레르기 개선 기능성원료는 모두 4종으로 늘어났다.


그동안 항알레르기 기능성식품은 전부 수입 원료에 의존해왔다. 더구나 최근 들어 미세먼지 등 알레르기 유발 호흡기 질환이 급증하면서 관련 시장이 커진만큼 수입대체를 할 만한 원료가 절실했다.


쑥부쟁이는 이런 시장 상황에서 구세주처럼 나타났다. 농진청에서 오랜 연구 끝에 기능성 입증에 성공했고, 본격적인 산업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


황경아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기능성식품과 농업연구관은 “쑥부쟁이의 항알레르기 기능성원료 개발로 농산물의 새로운 부가기치 창출과 농가소득 증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와 함께 소비자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개발로 국민건강증진에도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기능성식품과는 국내산 농산물에 대한 기능성원료 연구를 통해 소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사진은 연구원이 염증인자 유전자 발현조절 평가를 하고 있는 모습. ⓒ배군득 기자
◆국가기관에서 처음 기능성 입증한 ‘쑥부쟁이’


최근 미세먼지 등 공기오염물질 증가로 국민건강 보호 대응이 절실해졌다. 미세먼지 주의보 및 경보는 2017년 25일에서 2018년 45일로 두배 가량 늘었다. 2019년 국민인식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미세먼지 발생빈도 증가로 ‘일상생활 불편 심각’이라는 응답이 다수를 차지했다.


또 2020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는 알레르기비염 유병률이 700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심각한 호흡기 질환에도 불구하고 알레르기질환 치료제 등 의료비용 증가와 장기복용 시 부작용은 심각한 수준이다. 관련 의료비의 경우 비염 1조2960억원, 천식 7336억원, 아토피 피부염 1927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이런 심각한 알레르기 문제가 대두되는 시기에 쑥부쟁이가 대안으로 부상한 것이다. 농진청은 알레르기 개선을 위한 국내산 기능성 소재 발굴을 위해 약 100종의 식물을 탐색했다. 그 결과 쑥부쟁이가 최종적으로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황 연구관은 “쑥부쟁이 연구 당시 건강기능식품 분야는 시장 성장에 따른 국내산 기능성원료 개발이 시급한 실정이었다”며 “특히 알레르기 개선 기능성원료는 세계적으로 구아바, 피카오프레토, 유상균 3종에 불과하다. 모두 수입산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쑥부쟁이는 체내에 부족한 칼슘과 철분을 보충해줄 뿐 아니라 과잉 섭취한 나트륨을 배출해 주는 칼륨 성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현대인들에게는 꼭 필요한 힐링식품으로 평가 받고 있다. 특히 아토피와 알러지에 효과가 탁월하다. 건강기능성식품으로 식약청에 등재돼 있다.


실제로 쑥부쟁이 추출물의 경우 간세포 처리군은 무처리군에 비해 약 30% 정도 지방 축척 억제 효과를 보였다. 동의보감에서는 해열제와 이뇨제로, 본초강목에서는 해독작용과 항염증작용에 쓰였다는 문헌도 발견됐다.


◆미세먼지・호흡기 질환…현대인의 맞춤형 소재


쑥부쟁이는 미세먼지 등으로 인한 호흡기 질환이 극심해진 현대인들에게 맞춤형 소재로 주목 받고 있다. 기존 알레르기 치료 약물이 심장질환이나 부정맥 등 부작용을 초래하는 문제점도 잡았다.


황 연구관은 “쑥부쟁이는 알레르기 개선 천연 기능성 소재”라며 “그동안 알레르기 치료 약물 부작용을 효능 극대화된 쑥부쟁이가 기능성원료로 해결하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경아 연구관이 쑥부쟁이 추출물을 제조하고 있다. ⓒ배군득 기자

지난 2019년 식약처에 기능성원료로 등록된 쑥부쟁이는 지난 2년간 출원 2건, 등록 1건, 기술이전 3건 등의 성과를 거뒀다. 실용화와 산업화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6차 산업화 및 지역경제 활성화 촉진, 현장컨설팅, 영농활용 등 현장소통으로 쑥부쟁이 존재감이 더욱 커지는 추세다.


여기에 농업 개방 대비 국산 농산물 기능성 규명 및 국제 경쟁력 강화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나고야의정서 발효에 따른 국산 농산 자원 육성・관리 및 주권 확보도 가능해졌다. 그동안 수입에 의존하던 기능성원료 역시 수입대체 효과로 농가 소득 기반을 마련했다.


실제로 농진청이 세계 국가기관 최초로 쑥부쟁이 알레르기 완화 효능을 규명한 것은 상당히 큰 성과로 받아들여진다. 농진청은 쑥부쟁이 항알레르기 효능에 대한 인체적용시험 결과 크게 개선된 점을 발견했다.


알레르기 완화 효능의 동물실험에서는 염증사이토카인 분비 억제(IL-4, 75%↓), 과민면역 쇼크 치사율 감소(아나팔락시스 50%↓), 아토피 피부염 완화(홍반・짖무름・건선 등 44%↓) 등 확연히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또 알레르기 코증상 개선을 위한 임상효능에서는 재채기(60%↓), 콧물(58%↓), 코막힘(53%↓), 콧물 목 되넘김(78%↓), 코 가려움증(70%↓) 등이 획기적으로 낮아졌다. 이밖에 수면, 피로감, 집중력, 두통, 감정상태 등 살의 질 향상에도 효과가 컸다.


황 연구관은 “국가기관에서 항알레르기 완화 효능을 규명한 것은 농촌진흥청이 처음”이라며 “모든 임상시험에서 쑥부쟁이의 아포피 피부염 개선 효능을 확인한 사례”라고 밝혔다.


◆수입대체 효과・지역농가 소득…’두 토끼’를 잡다


쑥부쟁이의 항알레르기 효능이 입증되면서 관련 시장도 활발하게 성장을 준비 중이다. 아직 효능 규명이 3년차에 접어든 탓에 상용화된 제품이 많지는 않지만 지속적인 기술이전 요청이 이뤄지고 있다.


농진청에서는 쑥부쟁이 기능성원료로 인해 국산 농산물의 기능성원료 및 소재화 기술 개발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수입 대체 국내산 항알레르기 기능성원료 개발 및 농산물 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우리 농산물의 기능성 소재 발굴을 위해 연구가 한창인 기능성종합실험실. ⓒ배군득 기자

지난 2020년 농업기술실용화재단에 따르면 쑥부쟁이 경제적 파급효과는 평가액 3억600만원, 생산유발효과 66억100만원, 고용창출 523명으로 분석됐다.


사회적 가치 측면에서도 눈에 띄는 대목이 상당수다. 건강기능식품 소비 확대를 통한 국민 삶의 질 향상과 지역농산물 신부가가치 창출로 농가소득 증대가 예상된다. 쑥부쟁이 기능성 규명 하나로 수입대체 효과와 지역농가 소득을 높이는 이른바 ‘두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다.


최근에는 산업 활성화에도 뛰어 들었다. 식소재 등 먹거리에서 항알레르기 고부가가치 식・의약 소재 산업으로 영역을 확대 중이다. 기능성 특화작목인 쑥부쟁이를 통해 농가소득 안정화가 빠르게 이뤄지는 추세다.


이와 함께 농산물 우수성의 과학적 규명으로 대사질환 예방 기초기반 데이터를 확보하게 됐다. 국산 원료 쑥부쟁이 지표성분 분석법 확립으로 수입 원료화 차별화를 꾀할 수 있는 명분도 얻었다.


황 연구관은 “쑥부쟁이를 통해 농식품의 올바른 효능 정보제공을 통한 수요 창출이 가능해졌다”며 “효능의 객관적 수치화, 적정 섭취량 정보제공 등 과학적 근거를 제시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 바른 먹거리 소비 촉진과 국민 식생활 안정성 제고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황 연구관은 이어 "아직까지 원료 수급안정화 연구, 재배법에 대한 연구가 더 이뤄져야 한다. 특히 높은 인건비는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국산 농산물 기능성원료 수급 안정을 위해 표준화를 서둘러야 기업 입장에서도 안정적인 원료를 공급 받을 수 있다. 앞으로 농진청에서 이와 관련된 정책과 연구를 계속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3월 10일 [新농사직썰㉗]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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