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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하락장서 '10% 상승' 뜬구름 목표가 여전


입력 2022.02.16 13:10 수정 2022.02.16 11:42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5종목 제외 두 자리 수 괴리율

저가매수 노린 개인 손실 우려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주식시장에서 개별 종목의 목표주가 괴리율이 확대되고 있다. 대부분의 종목이 10%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100%를 넘어서는 종목도 관측된다. 증권사가 높게 잡은 추정치와 달리 시장의 변동세가 지속하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국내 상장사 가운데 추정기관이 3곳 이상인 종목 중 목표주가 괴리율이 마이너스(-)인 종목은 진에어가 유일하다. 다만, 진에어(-0.39%)의 괴리율도 채 1%가 되지 않는다.


목표주가 괴리율은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제시한 목표가와 현재 주가의 차이를 백분율로 환산한 지표다. 주가가 목표가를 넘어서면 마이너스로 적힌다.


지표 상 국내에 상장된 대부분의 종목은 상승 여지가 남은 것으로 평가된다. 심지어 5종목을 제외하면 두 자리 수 수익률도 기대해볼 수 있다. 목표주가 괴리율 하위 6위인 메리츠화재의 괴리율이 10.16%에 달하기 때문이다.


최근 증권사들이 목표가를 하향 조정하고 있지만 여전히 연초 추정치가 과반영된 영향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악재가 발생한 종목의 경우 추정치 업데이트가 늦게 이뤄지고 있는 점도 높은 목표가가 나오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 영향에도 목표주가 괴리율이 108.34%로 상장사 중 가장 높다. 투자의견도 3.9로 강력매수가 우세하다. 이는 현 시점에 잠재성이 높은 종목이라서가 아니라 아파트 붕괴 사고 이전 목표가의 반영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붕괴 사고 이후 목표가를 제시한 증권사는 삼성증권이 유일하다. 삼성증권은 이달 HDC현대산업개발의 목표가를 1만7500원으로 제시했다. 반면, 사고 이전 5개 증권사의 추정치는 3만3800원에 달한다.


◆개인투자자 투자손실 우려
목표주가 괴리율 상위 10종목. ⓒ에프앤가이드

증권사의 목표주가만 보고 들어갔다가 개인투자자가 투자손실을 볼 수 있는 만큼 괴리율을 줄일 수 있는 제도 개선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사고 이후 전날까지 주가가 40% 추락했는데, 이 기간 개인은 822억원이나 순매수했다. 주가 하락을 저가 매수의 기회로 본 셈이다.


금융당국은 증권사 리포트의 과도한 매수의견 비중에 대한 문제점을 인지하고 지난 2017년부터 괴리율 공시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괴리율 공시제 시행에 따라 애널리스트는 산정한 목표주가와 실제주가와의 차이를 백분율로 환산해 반드시 보고서에 적시해야 하는데, 권장사항인 만큼 강제성은 없다.


전문가들은 괴리율 공시제 자체보다 증권사가 매수에만 초점을 맞춰 보고서를 내놓는 것을 막는 것에 무게를 둬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애널리스트들에게 독립적인 연구 환경을 조성해 준다던가 하는 근본적인 대책 없이 괴리율만 공시하게 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며 "리서치팀을 독립시켜 증권사와 기업 간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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