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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원치 않는다"…군사충돌 일단 피한 미국·러시아


입력 2022.02.16 14:45 수정 2022.02.16 14:45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푸틴, 일부 병력 철군 시사

바이든 "검증 못했다"며 '경계'

외교적 해법 모색 지속될 듯

(왼쪽부터)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북한주재러시아대사관

러시아 군 당국이 우크라이나 남쪽 크림반도에서 일부 병력을 철수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쟁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점으로 언급한 16일을 하루 앞두고 나온 조치다.


일촉즉발의 상황은 일단락된 분위기지만, 본격적인 줄다리기는 지금부터라는 지적이다. 당장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러시아군 철군과 관련해 "검증하지 못했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각) 러시아를 방문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3시간가량 회동한 뒤 진행한 공동기자회견에서 "러시아는 유럽에서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이슈에 대해 (서방 진영과) 대화를 지속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러시아 국방부가 크림반도에서 훈련을 마친 병력을 철수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어, 푸틴 대통령의 관련 발언은 군사적 충돌보다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일부 병력 철수 결정을 재확인하면서도 "철수 계획은 실제 현장 상황에 따라 세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협상 진전 여부에 따라 대응 수위를 조절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푸틴 대통령은 "중·단거리 미사일 문제를 포함한 안보 이슈에 대해 서방과 대화를 계속할 준비가 돼 있다"며 "안전 보장 요구에 대한 외교적 해결을 위해 논의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우크라이나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문제는 즉시 외교 협상으로 해결하기를 원한다"며 사실상 최우선 협상 의제를 제시기하기도 했다. 러시아가 서방 국가들에 줄곧 요구해온 '나토 동진(東進) 금지'를 가장 중시하고 있다는 점이 드러난 셈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본격화한 이후 △나토 동진 금지 △러시아 국경 인접 지역에서의 공격 무기 배치 금지 △유럽 내 군사 인프라의 1997년 이전 수준 복귀 등을 '3가지 핵심적 요구'로 내세워왔다.


푸틴 대통령은 협상 의지를 피력하면서도 물러설 생각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누구도 알 수 없다"며 "우리에게만 달린 문제는 아니다. (추후 협상은) 나토 확장 금지 등의 안전 보장 요구와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 요구에 대해 서방 진영이 건설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며 "러시아 요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뉴시스

바이든 대통령은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겠다는 푸틴 대통령 발언에 '맞장구'치면서도 침공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말이 아닌 행동이 담보되기 전까진 믿을 수 없다는 취지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유럽에서 충돌을 피하기 위해 러시아와 외교로 풀 수 있는 수많은 여지가 있다"면서도 "우크라이나 국경에서의 러시아군 철군을 검증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과 벨라루스를 따라 15만명 이상의 병력을 배치하고 있다"며 "우리 분석가들은 그들이 여전히 매우 위협적인 위치에 있다고 보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협은 여전히 높다"고 밝혔다.


이어 "만약 러시아가 며칠 혹은 몇 주 내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면 우크라이나에 막대한 인명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며 "러시아는 엄청난 국제적인 비난에 직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P/뉴시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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