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쇼트트랙 대표팀, 최민정 막판 스퍼트로 계주 2위
혼성계주서 터치 없이 금메달 가져간 중국 등과 13일 결승
포기 없는 황대헌(23·강원도청)의 금메달을 타고 한국 쇼트트랙이 대반격에 나선다.
황대헌은 9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서 펼쳐진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올림픽 데뷔전이었던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500m 은메달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황대헌은 편파 판정이 낳은 실격의 충격을 딛고 베이징에서 마침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000m 준준결승에서 1위로 들어오고도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킨 납득할 수 없는 판정 탓에 실격 처리됐던 황대헌은 “억울하지만 오늘 경기에 집중하겠다”며 1500m만 바라봤고, 기어코 금메달을 따냈다.
황대헌의 금메달을 등에 업은 한국 쇼트트랙대표팀은 이제 대반격에 나선다.
여자 에이스 최민정(24·성남시청)을 비롯해 이유빈(21·연세대)-김아랑(27·고양시청)-서휘민(20·고려대)이 나서는 여자 3000m 계주도 금메달을 바라보고 있다.
여자 대표팀은 9일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준결승 2조 경기에서 4분05초92로 2위에 올라 결승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쉽지 않은 경기였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캐나다에 이어 2위를 달리다 후반부 교대 과정에서 3위로 밀려난 한국은 마지막 주자 최민정이 1바퀴 남겨놓고 폭발적인 아웃코스 스퍼트로 ROC(러시아올림픽위원회)를 제치며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지난 5일 혼성 계주 2000m 예선 탈락에 이어 7일 여자 500m에서는 빙질 탓에 넘어져 탈락했던 최민정은 계주에서 에이스다운 레이스를 펼치며 결승행을 이끌었다.
끝까지 사력을 다한 최민정은 “결승 진출에 성공해 기분이 좋다. 남자 선수들도 많은 도움을 줬다. 그 덕분에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2등 안에 들어가야 결승에 진출할 수 있으니 '결승에 올라야겠다'는 생각만하고 달렸다. ‘무조건 추월하겠다’는 생각으로 달렸다”고 추월 상황을 설명했다.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오는 13일 오후 8시44분 시작하는 결승에서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한다. 한국은 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에서 2014 소치올림픽·2018 평창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했다.
대표팀의 가장 큰 적은 역시 홈팀 중국이다. 중국은 혼성계주 2000m에서 터치 없이 레이스를 펼치고도 결승에 올라 금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이른바 ‘블루투스 터치’로 불리는 어이없는 당시 상황을 놓고 미국·러시아도 강하게 반발했지만 바뀌는 것은 없었다.
1500m에서 보여준 황대헌과 같은 압도적인 레이스가 아니라면 개최국 중국의 텃세를 넘기 어려워 보이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장애물 앞에서 포기하지 않고, 벽을 두드리면 극복할 수 있다’는 황대헌과 같은 각오라면 밀릴 이유가 없다. 한국을 넘어 세계인의 분노를 가라앉히고 답답한 속을 뚫어줄 또 하나의 ‘사이다 금메달’을 기대할 수 있다.
황대헌의 금메달로 쇼트트랙 대표팀의 분위기도 살아났다. 이제 대반격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