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펀드 8483억 유입...美 앞질러
신흥국 증시 수익률 선방 영향
“추가 금리인하, 미중 갈등 주의”
올해 들어 미국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국내 투자자들이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속도가 빨라지고 미국 증시가 널뛰기 장세를 보이자 선방 중인 신흥국에 자금이 몰린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신흥국 증시 역시 대내외 변수들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국내 설정된 중국주식형펀드 189개에는 새해 들어 8483억원의 자금이 흘러들어왔다. 국가별 펀드 중 가장 큰 증가 규모다. 같은 기간 북미주식형펀드에는 7003억원이 유입돼 중국펀드보다 유입액이 적었다.
최근 1년 중국펀드 유입 규모가 2조7995억원으로 북미펀드(5조5809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았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 들어 상황이 반전된 것이다. 연초 이후 인도펀드에도 8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이는 올해 미국과 비교해 중국 등 신흥국 증시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양호했던 영향이다.
새해 들어 중국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7.88%로 집계됐다. 마이너스 수익률이지만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펀드(-8.67%)와 북미펀드(-9.63)와 비교해선 선방했다. 최근 미국 증시는 긴축 등의 이슈와 함께 빅테크 기업들이 실적 발표 이후 급등락하는 장세를 연출하며 변동성이 높은 모습을 보였다. 이 기간 브라질(10.50%), 인도(2.08%), 베트남(0.12%)펀드는 플러스 수익을 기록했다.
상품별 수익률을 보면 북미 펀드 중 올해 들어 플러스 수익을 낸 펀드는 3개에 불과했다. 이 중 2개가 ‘삼성KODEX미국에너지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파생형](합성)’(22.24%), ‘KBKBSTAR미국S&P원유생산기업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파생형)(합성 H)’(12.20%) 등 에너지 섹터 펀드다. 최근 국제 유가가 7년 만에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하면서 관련 특정 상품에 대한 투자 관심이 높아졌다.
반면 중국펀드는 주로 항셍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1.5~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이 수익률 상위를 차지했다. ‘미래에셋차이나H레버리지2.0증권자투자신탁(주식-파생재간접형)종류A-E‘(7.66%), ’삼성KODEX차이나H레버리지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파생형](H)’(5.41%), ‘피델리티차이나증권자투자신탁(주식)종류CP-e’(4.78%) 등 18개의 펀드가 4%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미국이 긴축 기조를 강화한 것과 달리 최근 중국은 주요 정책 금리를 낮추면서 투자심리를 끌어올렸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통화 완화 정책을 펼치며 지난해 12월에 이어 두 달 연속 기준금리에 해당하는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내렸다. 지난해 고강도 산업 규제와 헝다 이슈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중국·홍콩 증시가 하락한 만큼 밸류에이션 매력도 부각됐다. 현재 중국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5년 평균(12.8배)을 밑돌고 있다.
그러나 중국 역시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은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수의 상단을 결정하는 내적 변수들도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다는 평가다.
신환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한 차례 금리인하 단행에도 경기둔화 우려가 여전히 높고,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단계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강도가 얼마나 지속될지 등 추가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시장의 하방 리스크는 제한적이지만, 오는 11월 미국 중간 선거를 앞두고 미중 갈등 심화 등 대외 불안요인도 남아있어 상단을 결정짓는 변수의 추가 확인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