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4대 금융지주’ 집중 베팅
코스닥서도 실적 개선주 사들여
“수익·안정성 확보한 종목 유리”
대내외 악재로 글로벌 증시가 요동치면서 코스피가 2700선을 위협받고 있다. 외국인은 금융주 등 올해 호실적이 예상되는 종목들을 집중적으로 사들이면서 변동장에 대응하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14일부터 전날까지 8거래일 중 단 하루(18일)를 제외하고 연속 순매도에 나섰다. 특히 외국인은 20일부터 전날까지 4거래일 간 코스피에서 1조5337억원을 던졌다. 같은 기간 기관은 2221억원 팔아치웠고 개인은 1조7421억원을 사들였다.
이날 오전 11시 29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8.05p(0.30%) 오른 2727.39를 기록하고 있다. 전날 이틀 연속 급락하면서 2720대까지 밀려난 만큼 기술적 반등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종가 기준으로 1년 1개월여 만에 900선을 밑돈 코스닥은 890선에서 거래 중이다.
최근 코스피는 미국의 긴축 우려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개최, 러시아발 지정학적 리스크 등 글로벌 악재가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특히 외국인이 이달 중순 이후 순매도세로 전환하면서 하락장을 주도했다.
그러나 외국인이 순매도 행진을 벌이는 와중에 사들인 업종도 있다. 금리인상 움직임으로 인해 호실적이 기대되는 금융주다.
외국인이 올해 들어 증시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LG화학으로 1조162억원을 순매수했다. 이어 삼성전자(8903억원), 현대글로비스(6143억원), SK하이닉스(5953억원), KB금융(3629억원), 하나금융지주(2149억원), 신한지주(1961억원), 삼성전자우(1868억원), 우리금융지주(1557억원), LG디스플레이(1107억원) 순으로 담았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 10위 가운데 4대 금융지주가 모두 포함됐다. 역시 금리 상승 효과와 양호한 손해율 등으로 주목받는 메리츠화재(1100억원)가 11위를 기록했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은행주 성과와 금리의 상관관계가 매우 높은 상태가 지속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유지될 전망”이라며 “장기적으로 미 연준의 금리인상은 시장금리 상승과 은행주 강세로 이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에서도 낙폭 과대주와 함께 주로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종목들을 매수했다.
외국인은 연초 이후 코스닥시장에서 셀트리온헬스케어(294억원)를 가장 많이 순매수했고 다음으로 ISC(157억원), 위메이드(152억원), 파트론(150억원), 에코프로에이치엔(149억원), 에스티팜(145억원), 이녹스첨단소재(139억원), 씨젠(134억원), 대보마그네틱(129억원), 주성엔지니어링(101억원) 순으로 사들였다.
최근 개별 악재로 주가가 급락한 종목들을 저가 매수 기회로 삼은 한편, 올해 최대 실적이 전망되는 종목들에 집중한 모습이다.
이녹스첨단소재와 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는 증권사 전망이 나온 종목이다. 파트론은 올해 2년 만에 매출액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관측됐고 에스티팜도 올해부터 본격적인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대응은 지금 당장 낙폭이 큰 고밸류 종목에 대한 접근보다 수익성과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퀄리티 종목을 지켜보는 게 낫다는 생각”이라며 “최근 5년간 이익 변동성이 크지 않고 그동안 적자가 없었으며 이익이 꾸준히 증가할 수 있는 종목은 IT와 금융으로 구성된 대형주”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