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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관리중"…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는 '쇼'였나


입력 2022.01.24 10:27 수정 2022.01.24 10:27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구만 새로 조성해

추가 핵실험 나설 가능성

"신규 핵실험장 마련했을 수도"

북한이 지난 2018년 5월 24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위한 폭파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인사가 북한이 '영구폐쇄'를 공언했던 풍계리 핵실험장을 여전히 유지·관리하고 있는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24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올리 하이노넨 미국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전날 진행된 인터뷰에서 "지난 며칠간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소재 핵실험장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라며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을 일정 조건으로 유지 중"이라고 말했다.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1·2차 북핵 위기 당시 영변 핵시설 사찰을 주도한 인물로, 20여 차례 직접 북한을 방문한 바 있다.


그는 위성사진상 "차량 통행과 제설 작업 동향이 포착됐다"며 "단순한 모니터링 이상의 활동으로 보인다. 많은 사람이 오가는 것은 아니지만 몇몇 건물들은 현재 사용되고 있다"고도 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18년 5월 외신기자들을 초청해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장면을 전 세계에 공개한 바 있다. 한국·미국과 잇따라 접촉면을 넓힐 당시 핵실험장 폭파에 나선 만큼, 북한 당국이 '비핵화 의지'를 간접적으로 피력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VOA 보도에 따르면, 풍계리 만탑산 일대엔 4개의 핵실험용 갱도가 있다. 이 가운데 1번 갱도는 1차 핵실험 뒤 폐쇄됐으며, 2번 갱도에서 2~6차 핵실험이 이뤄졌다. 3~4번 갱도는 2번보다 규모가 큰 것으로 알려졌으나 사용되지 않은 채 관리돼온 것으로 전해졌다.


하이노넨 연구원은 북한이 아직 폭파되지 않은 일부 갱도를 추가 핵실험에 이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폭파 당시 갱도의 가장 안쪽을 포함해 전체를 다 폭파한 것은 아니다"며 "무너진 갱도 입구를 재건하는 대신 새 입구를 뚫어 파괴되지 않았던 갱도로 연결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이노넨 연구원은 "갱도 내부에 여전히 열려있는 공간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작년과 올해 현장에서 대규모 굴착 공사가 없었던 점을 고려할 때, 북한이 기존 갱도를 사용하고자 한다면 새로운 입구를 만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입구를 조성할 경우 "착공 뒤 적어도 석 달은 걸려 위성에 포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북한이 단기간 내에 풍계리에서 추가 핵실험을 진행할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과거 실시한 핵실험 영향으로 주변 바위와 산이 훼손됐을 가능성이 큰 데다 풍계리가 중국과 인접해 있어 중국 반발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하이노넨 연구원은 풍계리 핵실험장 내구성, 중국의 불만 표출 가능성 등을 감안해 북한 당국이 새로운 핵실험 장소를 물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도 했다.


그는 "북한 입장에서는 중국에서 가깝고 6차 핵실험으로 크게 훼손된 풍계리 핵실험장이 아니라 다른 장소를 물색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며 "(풍계리가 아닌) 새 핵실험장 건설엔 시간이 걸리겠지만,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직후부터 이미 공사에 착수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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