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상장사 4분기 순익 40조
“우려보단 양호”...실적장세 흐름
“반도체·의류·화학·SW·조선”
기업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 시즌이 개막하면서 증시에서도 기대감과 우려가 공존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등은 피크 아웃 우려보다 업황 개선 기대가 커진 반면, 어닝쇼크 우려가 커진 종목들은 큰 폭 하락하는 등 주가 차별화가 나타나고 있다. 시장에선 당분간 실적 개선 대형주 중심의 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컨센서스가 존재하는 코스피 265개 기업의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은 39조7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전 분기 순이익(49조2000억) 대비 19.31% 줄었지만 전년 동기에 비교해서는 131% 급증한 수준이다. 코스피 상장사들의 지난해 3분기 순이익 규모는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그동안 시장에선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기저 효과의 약발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또 글로벌 긴축 우려와 기준금리 인상 등 시장 변동성이 높아진 가운데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지난해 3분기를 기점으로 둔화될 것이란 전망도 지속됐다. 이를 감안하면 상장사들의 4분기 실적이 예상보다는 선방해 증시의 하방 압력이 덜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4분기 실적시즌은 우려했던 것보다 양호할 가능성이 높지만, 업황과 실적 개선 기대를 선반영 했다면 추가 상승 동력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국내외 투자환경도 증시에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으로 올해 1분기에는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국내 증시의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호실적을 발표한 것은 작년 4분기 실적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다만 LG생활건강이 중국 화장품 시장의 성장세 둔화에 따른 4분기 어닝쇼크 전망으로 4년2개월여 만에 주가가 100만원을 밑도는 등 긴장감도 이어지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도 기대치를 밑도는 4분기 실적 전망과 조기 긴축, 자회사 이슈로 새해 들어 주가가 연일 하락하는 모습이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현재까지는 반도체와 일부 자동차 등 큰 대표 수출주들의 실적이 괜찮은 편이고 기존 취약했던 화장품 업종들은 밸류레이션 회복이 늦어지고 있다”며 “중소형주보다는 대형주, 이중에서도 실적 개선 대형주 중심으로 상대적 우위 흐름이 차별화 되는 게 당분간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종별 4분기 순이익 증가율은 기저효과로 인해 대부분 작년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던 화학과 에너지, 상사 등은 대부분 흑자전환 할 전망이다. 특히 반도체 상장사들의 4·4분기 순이익은 1개월 전과 비교해 65% 증가했고 운송 상장사들의 순이익 추정치는 180%나 늘었다. 운송에서는 해운 부문이 이익 측면에서 부각되고 있다.
다만 최근 한 달간의 순이익 추정치를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4분기 실적의 특수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것이다. 통상 4분기는 기업의 일회성 비용을 한 번에 처리하기 때문에 이익 변동 폭이 커 증가율이 달라질 수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한 달 동안 순이익 추정치가 상향된 업종은 운송, 반도체, 의류, 화학, 소프트웨어, 조선이 전부이고 나머지 업종의 순이익은 내려가고 있어 실적이 공개될 때 예상보다 더 낮은 확정치가 나올 수 있다”며 “이익 추정치가 상향되고 있는 업종을 중점적으로 봐야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