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8~19일 일반 청약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로 불리는 LG에너지솔루션이 이달 말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다. 이날 사측은 공모가 희망밴드 상단 기준으로 시가총액이 3배 이상인 경쟁사 중국 CATL을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나타냈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파크원 본사에서 기업공개(IPO)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재 밧데리는 반도체 이후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산업”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CATL과의 점유율 격차를 따라잡고,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초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 공모 절차를 시작했다. 총 공모주식수는 4250만 주, 주당 희망공모가액은 25만7000원~30만원이다. 공모 예정 금액은 최소 10조9000억원에서 최대 12조7000억원에 달한다. 이번 기업공개로 최소 10조원 이상의 실탄을 보유하게 되는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향후 3년간 글로벌 배터리 생산기지 구축에 9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공모 자금을 차세대 전지인 전고체 전지·리튬황 전지 개발과 신규 사업, 품질·안전성 강화 및 차별화된 수익성 확보에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또 배터리 리사이클 등 자원선순환 시스템 구축과 에너지저장장치(ESS) 통합 솔루션 사업 등 배터리 관련 신규 사업을 함께 추진한다는 목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11월 기준 세계 전기차 2차전지 사용량 기준 점유율 20.5%로 중국 CATL(31.8%)에 이어 2위에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시가총액 격차는 크다. 현재 CATL의 시총은 약 230조원으로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가 상단 기준 시총(70조원)의 3배가 넘는다. 권 부회장은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과 관련해 구체적인 전망치는 제시하지 않았지만 CATL과의 차이가 좁혀질 것으로 내다봤다
권 부회장은 “CATL과 우리의 시총이 왜 이렇게 차이가 있는지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다”며 “CATL과의 갭(차이)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우리는 경쟁사를 압도하는 다량의 지식재산권(IP)을 갖고 있고 CATL과 달리 다양한 고객군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CATL은 중국 자동차 업체들로 인해 어렵지 않게 매출을 늘릴 수 있었지만, 결국 글로벌 성장을 이루려면 미국과 유럽 쪽에서 고객을 확보해야 하는데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 과정에서 물적분할 논란이 불거지며 주가가 급락한 모회사 LG화학의 주가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LG화학의 현재 시가총액은 약 50조원으로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의 예상 시가총액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권 부회장은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이후에도 82%의 주식을 갖게 돼 적어도 60조원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것”이라며 “현재 LG화학이 50조원 수준인 것은 이해가 안 되는 대목이고 단기적인 조정을 거치면 주주가치가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권 부회장은 해외 투자자들도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을 향한 기대감이 크다면서 “본인들의 투자가 다 이뤄질 수 있도록 해달라는 부탁을 받을 정도로 공모에 관심이 많았다”며 “공모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14일 수요예측 결과에 따른 최종 공모가액을 확정하고 이후 이달 18~19일 동안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다. 이어 이달 말 코스피에 신규 상장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