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긴축 속도' 우려에 커진 하락세
"금리상승 견딜 기업 찾는 게 중요"
코스피 시장에 연초부터 '파란불'이 켜지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 연말 삼천피가 무너진 코스피는 하락폭을 키우며 2900선을 지키는 것도 위태로운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일 오후 1시 40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 보다 26.99p(0.91%) 빠진 2927.90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지수는 7.52p(0.25%) 내린 2947.37에 거래를 시작해 내리막을 타고 있다.
특히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조기긴축' 가능성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과 함께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시장 불확실성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이미 연준이 당초 예상보다 빠른 3월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구체화하면서 지난주 뉴욕증시가 산타랠리를 끝내고 급락하는 등 세계 시장이 동시에 요동쳤다.
전문가들은 한동안 변동성 장세가 예상되는 만큼, 고수익을 노린 공격적인 투자보다 미국발 긴축한파를 견딜 수 있는 안정적인 종목에 투자하는 등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준의 자산 축소는 유동성 흡수를 의미하므로 변동성 확대 대비가 필요하다"면서 "코스피가 2018년 미국 금리 인상과 자산 축소 국면에서 20% 하락한 점을 고려하면 현시점에서 2700∼2800대까지 하락 위험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정책 정상화는 이미 작년부터 대비해왔지만, '양적완화축소→금리인상→양적긴축' 간 시차가 과거 사이클에 비해 짧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불안의 근원"이라며 "3월 금리인상은 기정사실화된 것으로 보이나 이후의 긴축 속도는 지표에 따라 변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시장 대응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보다 급진적인 통화정책과 긴축적 통화정책 기조에 대한 우려가 심화되는 모습"이라며 "현재 정책의 방향성이 확정된 상태에서 그 강도와 속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꽤 큰 폭으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인데, 그 경로에 대한 가늠이 가능해지는 시점까지 변동성 유발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초부터 시작된 변동성 장세가 추세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의 양적긴축이 우리 주식시장에 악재인 것은 분명하지만, 이미 시장에서 선반영을 상당 부분 진행했다는 점에서 추가 낙폭은 크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 중앙은행의 긴축으로 실질 금리 반등세가 지속하면서 2∼3개월 정도 위험자산 전반이 어려운 시기를 겪을 것"이라면서도 "경기선행지수 하강 구간에 이뤄지는 긴축이어서 시장이 더 거칠게 저항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미국 연준 목표가 기대 인플레이션 관리로 이동한 점을 고려하면 급격한 금리 상승세가 제한되면서 주식의 평가가치 부담이 장기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상원 인준 청문회 발언과 사상 최고치가 예상되는 미국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국내 증시의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도 함께 제기됐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가 국채 금리 상승에 따른 기술주 중심으로 매물이 출회되며 하락한 점은 국내 증시에 부담이지만 달러화가 유로화 강세 영향으로 약세를 보인 점은 긍정적"이라며 "오는 11일 파월 의장의 의회 청문회를 앞두고 있어 적극적인 대응 보다는 개별 종목에 따라 변화하는 종목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