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의 피' 1월 5일 개봉
2019년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으로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던 최우식이 2년 만에 '경관의 피'로 스크린에 돌아왔다. 최우식은 '경관의 피'가 2022년 새해를 여는 첫 한국 영화라는 점에서 책임을 가지고 있다.
최우식은 '경관의 피'에서 원칙을 고수하는 신입 경찰 최민재 역을 맡았다. 원칙 앞에서 동료의 강압수사도 눈 감지 않는 최민재는, 감찰 계장의 눈에 띄어 부패 경찰로 의심받는 박강윤(조진웅 분)을 감시하게 된다. 귀여운 소년의 이미지가 강했던 최우식은, 이번 작품에서 새로운 얼굴을 보여준다.
자신이 추구하는 신념에 대한 확고함부터 흔들리는 믿음과 결국 경찰이 가져가야 하는 정의란 무엇인가 고뇌하는 모습까지 기존의 이미지에서 성장하는 한 청년의 캐릭터의 성장과정을 만들어냈다. 최우식이 최민재를 현실에 발을 딛고 있는 캐릭터로 구현할 수 있었던 이유는 공감이란 이유가 가장 컸다.
"최민재는 경찰인 아버지를 보고 자란 인물이죠. 아버지가 연남회에 속해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는 더욱 원리원칙을 지키며 백색 지대에 살고 싶어 했던 것 같아요. 아버지를 볼 때 이해 가지 않았던 것들은 박강윤을 보며 납득하게 되고요. 이런 성장과정이 민재에 접근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최우식은 최민재를 연기하면서 가장 중점을 뒀던 부분을 리액션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진웅을 믿고 따라가면 됐다고 설명했다.
"조진웅 선배님의 액션과 리액션을 그대로 표현하면 될 정도로 선배님의 연기를 보고 많은 걸 배웠어요. 선배님과 연기하면서 부딪친 적도 없었고 의견 충돌도 없었어요."
최민재가 극중 유도 선수 출신이기 때문에 이번에는 유도를 바탕으로 한 액션 연기에도 도전했다. '마녀'를 통해 액션 연기를 경험한 바 있어 어렵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이번 액션 연기는 또 다른 결이었다. 그리고 '경관의 피'를 통해 정통 액션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욕심도 생겼다.
"사실 생각했던 것보다 (액션의) 강도가 세더라고요. 다행히 유도가 상대방의 힘으로 넘기는 기술이 있어서 그걸 몸에 익힌 후로는 많이 어렵지 않았어요. 제가 '마녀'를 포함해 이곳저곳에서 액션 연기를 했는데 그렇게 인상 깊지 않았나 봐요(웃음) '경관의 피'를 통해 '최우식도 이렇게 사람을 넘길 수 있다'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다음에는 액션으로 시작해 액션으로 끝나는 영화를 꼭 해보고 싶어요."
최우식도 완성된 '경관의 피'를 본 후 최민재와 닮은 자신의 얼굴을 확인해 스스로 만족감을 드러냈다.
"'경관의 피'는 최우식보다는 최민재를 본 것 같아요. 글로 표현된 민재보다는 조금 덜 할지 몰라도 제가 느낀 민재의 성장과정이 잘 담긴 것 같아요."
앞서 언급했듯 최우식은 유약하거나 귀여운 소년의 이미지가 강하다. 자신을 대표하는 이미지가 있는 건 감사한 일이지만 이로 인해 들어오는 작품이 한정적인 것이라는 건 부정할 수가 없다.
"솔직히 제가 지금까지 보여준 이미지로 인해 역할의 제한이 없다는 건 거짓말이고요. 장르를 떠나 비슷한 이미지를 주로 연기했기 때문에 스스로 남자다운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어요. 사실 '경관의 피'도 이미지 변신을 위해 임했던 작품이기도 했고요. 하지만 저만의 이미지를 추구하는 것도 나쁘진 않은 것 같아요.(웃음) 2022년에는 벌크업을 해 체형 변화를 주고 싶어요. 단순히 남성미가 넘치는 역할이 아닌 다양한 캐릭터를 하기에는 변화를 주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
결과를 중시하는 박강윤과 과정을 지켜야 한다는 최민재 중, 실제 최우식은 어떤 방법을 선호하냐고 물었다.
"저는 정말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연기를 그만할 때까지 과정이 더 행복한 영화를 선택할 것 같아요. 그게 좋은 연기가 나오는 것 같아 제게 더 도움이 되기도 하고요. 그게 배우로서 제가 원하는 길이기도 해요."
이는 2019년 전 세계를 휩쓸었던 영화 '기생충' 이후 차기작을 선택하면서 많은 부담감에 직면해야 했다. 무슨 연기를 보여줘도 '기생충'에서의 모습과 연기를 뛰어넘을 수 있는 작품을 보여줄 수 있을까란 물음이 떠나지 않았다. 이 고민을 역시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으며 자연스럽게 해소됐다.
"'기생충'이 끝나고 도대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난 어떤 작품으로 더 좋은 작품을 보여줄 수 있을까를 생각해야 했어요. 왜냐하면 지금까지의 필모그래피를 떠나, 당시에는 '기생충'이 제게 너무 많은 경험과 영광을 안겨줬어요. 이렇게나 큰 사랑을 받았는데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걱정과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해답을 찾은 게 과정이 행복한 걸 찾아 기자였고 '경관의 피'를 선택한 것이었어요. 이규만 감독님과 처음 만나 미팅 했을 때 이 작품을 함께 만들어나가는 과정이 재밌을 것 같았거든요."
최우식은 '기생충' 이후 할리우드 러브콜을 내심 기다렸지만 많지는 않았다고 털어놓으면서도 이제는 우리나라 작품을 통해서도 충분히 전 세계 사람들에게 닿을 수 있으니 아쉽지 않다고 말했다.
"지금은 시대가 바뀌고 있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할리우드 드림' 같은 게 있었고, 그런 작업도 영광스럽지만 지금은 우리나라 영화와 드라마가 너무 많은 사랑을 받고 있잖아요. 많은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될 수 있는 방식이 제 입장에서는 앞으로가 더 기대돼요. 예전에는 시나리오를 보면 우리나라 관객 중심으로 생각했는데 이제는 '어? 이거 해외에서도 좋아할 것 같다'라고 생각하면서 읽게 되더라고요."
현재 최우식은 스크린에서 '경관의 피', 브라운관에는 SBS 월화드라마 '그 해 우리는'으로 대중과 만나고 있다. 동시기에 두 개의 미디어에서 확연히 다른 모습의 연기를 보여주는 일이 누구에게나 주어지진 않는다.
"타이밍적으로 이렇게 같은 시기에 두 개의 작품을 선보이기 쉽지 않다는 걸 알아요. 더군다나 보여주는 이미지가 완전히 달라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저를 '그 해 우리는'으로 처음 알게 된 분도 있을 것 같고 '경관의 피'로 절 알게 되는 분들도 있기 때문에 좋은 시너지라고 생각해요."
최우식이 생각하는 좋은 연기는 보는 사람에게 '진심'을 전달하는 것이다. 최우식의 목표는 크지 않다. 언제나 진심을 관객들과 공유하고 싶다.
"진짜 같이 느끼도록 촬영할 때 최대한 집중을 해서 하고 있어요. 물론 모든 연기가 모두 진짜일 순 없지만, 그래도 관객을 몰입할 수 있는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앞으로도 과정이 행복한 영화를 통해 진심을 보여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