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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영화 뷰] 스티븐 스필버그 VS 리들리 스콧, 진검 승부 펼치는 거장들


입력 2022.01.09 15:10 수정 2022.01.09 17:18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12일 동시 개봉

1월, 한국 극장가에 할리우드 거장의 작품들이 맞대결을 펼친다. 84세의 리들리 스콧과 75세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각각 '하우스 오브 구찌',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로 내공을 집약한 연출력으로 관객들과 만난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지난해 10월 개봉한 '라스트 듀얼: 최후의 전투'를 선보인 이후 1월 3개월 만에 신작을 공개한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마션', '아메리칸 갱스터', '글래디에이터', '블레이드 러너', '에이리언' 등을 연출한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감독 중 한 명이다. 84세의 나이에도 불구 현업에서 직접 메가폰을 잡으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원작 도서로 접한 구찌 가문의 매혹적인 이야기에 매료돼 '하우스 오브 구찌' 연출에 나섰다. '하우스 오브 구찌' 원작은 이탈리아 매거진 루나 편집장으로 일하며 15년 이상 이탈리아 패션 산업을 취재했던 저자가 구찌 관련 인사 100여 명을 인터뷰하고 각종 기사·출판물·영상 자료들을 분석해 펴낸 책이다.


영화는 실제로 일어났던 1995년 3월 27일 아내가 고용한 살인청부한 업자에게 살해 당한 구찌의 후계자 마우리치오 구찌(아담 드라이버 분)가 살해당한 사건을 배경으로 한다. 마우리치오와 부인 파트리치아 레지아니(레이디 가가 부)가 사랑에 빠지던 순간부터,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을 한 후 구찌를 차지하기 위해 벌이는 사촌과 삼촌과 싸우는 가문 싸움 등을 흥미진진하게 다뤘다. 파트리치아 레지아니는 남편이 구찌 CEO가 될 수 있도록 물심양면 도왔지만, 갈등으로 인해 멀어지고 결국 청부업자에게 경제적 어려움과 증오심으로 청부업자를 고용해 남편을 살해한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영화의 비주얼 핵심 포인트를 우아하곳 사치스러운 스타일로 정의해 구현했다.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구찌 패션 트렌드의 변화를 사건과 함께 조명했는데, 처음에는 사랑에 빠진 순수한 여성이었던 파트리치아 레지아니가 돈에 눈을 뜨고 권력과 욕망에 사로잡혀가는 과정을 통해 구찌의 상징인 패션의 트렌드를 짚어냈다.


또한 1970년대 후반을 대표했던 뉴욕의 클럽 '스튜디오 54'를 재현한 세트부터 벤츠, 페라리 등 20세기 후반의 명품 빈티지 차량을 동원해 그 시대를 동원했다. 화려한 볼거리에 더불어 캐릭터들의 대립과 감정 변화들도 섬세하게 카메라에 담아냈다. 영화의 장르는 스릴러이나 리들리 스콧 감독은 중간에 유머러스한 요소를 곳곳에 배치해 무겁지 않게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158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이지만, 영화가 지루하지 않게 전개되는 것 역시 리들리 스콧 감독의 저력 덕분이다.




'레디 플레이어 원', '마이너리티 리포트', '에이 아이', '라이언 일병 구하기, '쥬라기 공원; 시리즈 등 수많은 명작들로 전 세계 관객들을 사로잡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1957년 초연된 브로드웨이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영화화하며 첫 뮤지컬 영화 연출에 도전했다. 평소에도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가장 좋아하는 뮤지컬로 꼽아온 바 있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는 이번 도전으로 꿈을 실현했다고 밝혔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셰익스피어의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을 바탕으로 자신을 가둔 환경과 운명에 순응하지 않고 자신만의 세상을 꿈꾸는 마리아(레이첼 지글러 분)와 토니(안셀 엘고트 분)의 사랑과 용기를 담은 작품이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이야기는 물론 화려한 군무와 퍼포먼스, 엔딩 시퀀스 등 섣부르게 재해석하지 않고 원작을 충실하게 살렸다.금지된 사랑을 하는 남녀의 이야기가 현 시대의 공감있게 다가오지 않을 수 있지만, 한 편의 공연을 보는 듯한 춤과 노래, 퍼포먼스와 강렬한 색감으로 영화의 매력을 살렸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고 뉴욕으로 온 푸에르토리코 이민자 집단 샤크파와 뉴욕 제트파가 영역과 갈등을 오프닝 장면은 대거 투입된 인원들의 역동적인 안무와 노래 실력으로 황홀함을 안긴다.


특히 인종을 다루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방식이 인상적이다. 처음 뮤지컬을 영화화한 1961년 작품은 명작이라고 평가 받았지만 정작 푸에르토리코 인들에게는 환영 받지 못했다. 극중 푸에르토리코인을 대부분 백인 배우가 어두운 화장을 한 채 연기했기 때문이다. 또한 OST 가사에 푸에르토리코를 향한 부정적인 시각 역시 문제가 됐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푸에르토리코인 캐릭터들 100%를 라틴계 배우들로 캐스팅했으며 언어의 차이를 관객들에게 전달하고자 영화 속에서 스페인어가 등장하는 장면에는 의도적으로 자막을 삽입하지 않는 방법을 택했다.


또한 인종, 여성 차별 등 혐오로 얼룩진 현재의 사회문제에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가 보여주는 화합의 메시지도 울림을 준다.


두 작품은 각각 지난해 11월 24일과 12월 8일에 개봉했다. 7일 미국 박스오피스 집계 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Box Office Mojo)에 따르면 리들리 스콧 감독의 '하우스 오브 구찌'는 49,361,629달러(한화 약 539억 원),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30,520,819달러(한화 약 367억 원)을 기록 중이다. 흥행면에서는 리들리 스콧 감독이 앞섰지만, 두 감독의 영화 모두 높은 작품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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