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 관련한 증명서 제시 못해 호주 공항서 입국 거부
"백신 면제 적용 받았다" 주장..보건당국 장관 "예외 없음"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35·세르비아)의 호주오픈 테니스 4연패 도전이 공항서 꺾일 위기에 놓였다.
6일(한국시각) AFP통신은 “호주 출입국 관리소는 입국 요건을 갖추지 못한 조코비치에게 입국 비자를 발급하지 않기로 했다. 출입국 관리소에 따르면 비자가 없는 비호주인은 억류 후 호주를 떠나야 한다”고 보도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조코비치는 호주 당국으로부터 ‘코로나19 백신 면제 프로그램’을 적용받아 호주오픈에 출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코비치도 자신의 SNS를 통해 “백신 접종 면제 허가를 받았다”며 공항에서 호주로 향하는 사진과 글을 업로드했다.
하지만 5일 밤 늦게 멜버른에 도착했지만 백신 미접종으로 인해 호주 입국이 거부된 상태다. 공항에서 아침까지 대기한 뒤 현재는 격리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코비치는 SNS에서 밝힌 대로 '면책 허가'를 받았다고 주장했지만, 호주 당국은 “조코비치가 호주에 입국할 수 있다는 증명서를 제시하지 못했다. 비자 발급이 취소됐다. 유효한 비자가 없으면 구금 또는 추방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호주 보건 당국 장관도 “(입국하려면)절차를 따라야 한다”며 적법한 절차에 따른 비자 취소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호주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모든 입국자를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고 있다. 조코비치는 최근까지 백신 접종 여부를 밝히지 않아 대회 출전이 어려울 것으로 보였지만, 백신 접종 면제 프로그램 적용 사실을 알려 특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다른 선수들과 관중들은 모두 백신 접종을 완료해야 경기장 입장이 가능한데 조코비치에게만 특혜를 주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일어났다.
우여곡절 끝에 호주에 입국하는 듯했지만, 공항에서 입국이 거부되면서 대회 출전도 사실상 어려워졌다. 호주오픈은 오는 17일부터 30일까지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다.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은 “세계 최고의 테니스 선수인 조코비치에 대한 부당한 대우가 즉각 중단돼야 한다”며 베오그라드 주재 호주 대사에게 조코비치의 호주 입국 허가를 요구했지만, 호주 모리슨 총리도 “예외적인 특별 규정은 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지금 상태로는 입국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대회 20승 가운데 조코비치는 호주오픈에서만 통산 9회 우승을 차지한 최정상급 스타다. 2019년 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3연패를 달성, 이번 대회를 통해 4연패에 도전하려 했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조코비치는 라파엘 나달(스페인), 로저 페더러(스위스)와 메이저대회 최다 우승 공동 1위로 올라설 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과 관련된 뜻하지 않은 변수로 우승을 향한 강력한 그의 의지는 공항에서 꺾일 위기에 놓였다. 호주오픈 대회 주최 측이나 조코비치 측이나 입국을 놓고 정상적 절차가 아닌 특수한 과정을 밟다가 빚은 촌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