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볼 만해?] 최우식의 새 얼굴이 반가운 '경관의 피'


입력 2022.01.05 12:55 수정 2022.01.05 12:55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이규민 감독 신작

정의를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경찰과, 옳음 방법으로 정의를 구현하려는 경찰이 치열한 의심과 뜨거운 공조를 시작한다. 이규만 감독의 신작 '경관의 피'를 통해 다시 한 번 정의의 의미를 묻는 방식이다.


수사를 위해서는 법도 어기고 범인을 잡아들이며 광수대 에이스가 된 박강윤(조진웅 분)은 경찰 내부로부터 위험한 인물로 여겨진다. 이에 감찰계장 황계영(박희순 분)은 모든 것을 옳고 그름의 잣대에서 판단하는 신입 경찰 최민재(최우식 분)에게 그를 감시하라는 명을 내린다.


최민재는 광수대로 배정받아 박강윤를 따라다니며 일거수일투족을 기록한다. 박강윤은 상위 1%만 상대하는 나영빈(권율 분)의 마약 유통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외부로부터 자금을 조달 받지만 다시 그 돈을 돌려주는 등 책임을 다한다. 결국 최민재는 의심을 살 만한 정황은 있지만 박강윤의 불법 혐의점을 찾아내지 못한다.


그러면서 신입 경찰 최민재의 내면이 흔들린다. 외부에서 바라보는 비리 경찰이란 생각을 갖고 그를 수사하기 시작했지만, 그와 함께할수록 그가 정의를 구현하려는 이유와 목적에 어느새 발을 담구게 된다.


영화는 최민재와 박강윤이 신념을 두고 갈등하는 초반이 긴장감 있게 그려진다. 각자 신념을 바탕으로 최민재는 주로 질문을 던지고 박강윤은 답을 한다. 하지만 시작부터 엇갈린 질문과 답은 섞이지 않는다. 중반부는 최민재의 아버지가 박강윤과 최민재 사이에 연결고리로 얽혀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전환점을 맞는다. 또 박강윤의 지금의 신념에는 최민재의 아버지가 원인 제공을 한 것이 드러나면서 후반부 사건 수사와 함께 최민재의 질문과 조진웅의 답이 같은 결이 되어간다.


영화는 박강윤과 최민재를 흑과 백 대칭점으로 세웠지만, 선과 악으로 풀어내진 않는다. 이를 통해 목적과 과정, 그리고 정의에 대한 신념에 대한 또 다른 관점을 관객들에게 던질 뿐이다.


'경관의 피'는 최민재의 성장 서사로 볼 수도 있는 만큼, 최우식의 연기가 눈에 띈다. 유약하고 순진한 소년의 이미지의 최우식은, 최민재를 연기하며그동안과는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물론 최우식이 가지고 있던 이미지가 배제된 것은 아니다. 조진웅을 속여 그를 감시할 때는 그의 천진한 모습을 활용했다. 하지만 신념에 어긋난 일을 바라볼 때면 동물적 감각으로 저지하고 비밀을 알게 된 순간 고뇌에 빠지는 경찰의 모습을 시시각각 보여주며 영화를 책임진다.


조진웅은 등장만으로도 영화의 무게감을 잡는다. 선인지 악인지 확실하게 보여주지 않고 그의 경계선에 서 있는 박강윤의 캐릭터는, 조진웅을 통해 예측이 불가능한 긴장감과 위압감을 준다. 애증과 공조로 뒤섞인 두 사람의 관계의 중심을 잡는 것도 조진웅의 몫이다.


'경관의 피'는 언더커버란 소재의 경찰 이야기를 그동안 많이 접해왔기 때문에 신선한 이야기는 아니란 점과 공동의 적 나영빈 캐릭터가 두드러지지 않아 아쉽다. 하지만 메시지와 배우들의 연기만으로 충분한 재미가 있다. 큰 스크린으로 영화를 보는 것과 더불어 긴장감을 배기시키는 음향 효과로 극장의 역할을 다시 한 번 강조하기도 한다. 극장 상영 제한 조치가 완화된 후 선보이는 새해 첫 한국 영화다. 5일 개봉. 러닝타임 119분.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