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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하늘로 떠난 딸 번호로 온 문자…피싱이어도 아버지는 그리웠다


입력 2021.12.28 12:15 수정 2021.12.28 10:49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A씨가 보이스피싱 조직원에게서 받은 문자 메시지 ⓒ 온라인 커뮤니티 뽐뿌

3년 전 세상을 떠나 가슴에 품은 딸의 휴대폰 번호로 문자 한 통을 받은 아버지. 그는 단번에 스미싱 문자인 걸 알았지만 슬픔을 감출 수 없었다.


지난 27일 온라인 커뮤니티 뽐뿌에는 '하늘나라 아이에게서 온 문자'라는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아이를 떠나보낸 지 3년이 된 부모라고 소개한 글쓴이 A씨는 "말도 못 하는 아기였는데 문자가 왔다. 기쁘기도 하고 허망하기도 하고 어이가 없었다"며 문자 메시지 캡처 화면을 공개했다.


캡처 화면 속 문자에는 "아빠. 폰 액정 깨져서 A.S 맡기고 임시폰 대리받아 연락했어. 통화 안 되니까 문자 확인하면 답장 줘"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3년 전 세상을 떠난 딸이 보냈을 리 없는 문자. 이는 보이스피싱 조직원의 스미싱(SMS와 피싱의 합성어) 범죄 수법이었다.


스미싱은 문자메시지로 지인 등을 사칭해 긴급 상황을 위장, 악성코드 또는 악성 애플리케이션을 유포한 뒤 이를 피해자가 클릭하면 개인·금융정보를 탈취해 소액결제 등 피해를 주는 범죄 수법이다.


A씨가 보이스피싱 조직원에게서 받은 문자 메시지 ⓒ 온라인 커뮤니티 뽐뿌

A씨는 같은 날 한 장례업체로부터 5일 후 아이의 제삿날이라는 내용의 문자를 받았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네가 살아 있다면 다른 뭐든 해줬을 텐데, 휴대전화에 카카오톡이라도 세팅해서 바다에 뿌려줄까"라며 "의료사고로 고생만 하다가 하늘나라로 갔는데, 억울함도 못 풀어주고. 한없이 예쁜 딸, 사랑한다"라고 그리움을 전했다.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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