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의 '러브콜'…안철수·김동연 "진정성 없다"

송영길, 연립내각 형태 安·金에 연대 제안

야권 연대 시 '정권심판론' 확대 경계

안철수 "文 정권 심판과 쌍특검부터"

실질적 움직임은 없어…정략적 성격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겸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유능한 자치분권 혁신위원회 발대식 및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공동취재사진)ⓒ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안철수·김동연 후보와 연합할 수 있다”며 통합론을 띄웠지만, 야권에선 냉소적인 반응이 나왔다. 진정성이 없는 정치공학적 ‘판 흔들기’에 불과하다는 게 요지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와 함께 할 수 있다는 송영길 대표의 발언은 문재인 정권을 함께 심판하겠다는 뜻이냐”며 “민주당 후보의 한계를 자인하고 이를 덮기 위한 정략적인 판 흔들기용 발언임을 국민도 알고 계실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누구의 제안에도 관심이 없다”고 했다.

안 후보는 역으로 ‘당과 합의한 공식 입장인 것인지’, ‘문재인 정권 심판과 정권교체에 동의하는 것인지’, ‘비리 의혹 해소와 부패 척결을 위한 쌍특검 법안제정에 나설 것인지’ 여부를 물었다. 송 대표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를 역으로 질문하며 받아친 셈이다.

나아가 정의당과 접점을 늘리며 민주당과 분명한 선을 긋고 있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와 함께 대장동 게이트 및 고발사주 쌍특검을 촉구하며 이날부터 농성에 돌입한다. 이들은 정부 과천청사를 찾아 법무부에 ‘쌍특검’을 촉구하는 서한도 전달할 예정이다.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 측도 송 대표의 발언에 진정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말만 흘리는 식의 연대론은 진정성이 없고 뜬구름 잡는 것”이라며 “정략적인 이합집산은 안 한다는 게 후보의 기본입장이기 때문에 (송 대표의 발언에 대해) 후보가 따로 언급은 안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전날 송 대표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안 후보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보다는 이재명 후보와 결합할 수 있다고 본다”며 통합론을 띄웠다. 안 후보나 김 후보가 국무총리나 장관을 맡는 일종의 ‘연립내각’ 형식의 연대를 하자는 게 골자다. 송 대표는 “국회의원이 총리나 장관을 겸직할 수 있는 헌법상 내각제적 요소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높아진 정권심판론의 압력을 빼고, 야권 연대의 동력을 약화시키겠다는 의도가 깔렸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지난 서울시장 재보선 당시 야권 후보 단일화 국면에서 고립을 면치 못했던 민주당은 정권심판론의 직격탄을 맞고 압도적 패배를 경험한 바 있다. 최근 민주당이 옛 국민의당 소속 탈당자들의 복당을 추진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실제 송 대표는 “안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 및 친문과 감정의 골이 깊은 것이지 이 후보와는 감정의 골이 깊을 이유가 없다”며 “안 후보가 주장하는 과학기술의 중요성과 새 미래는 이 후보의 디지털 대전환 및 과학기술 공약과 가까우며 상응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당 차원에서 정리된 입장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이 후보와의 사전 논의도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민주당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이 후보는 “저도 뉴스를 보고 (송 대표가)　말한 것을 알게 됐다”면서 “정치가 통합과 전진의 동력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분명하기 때문에 가급적 협력하는 틀을 만들어내는 게 필요하겠다”며 원론적인 입장만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