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아메리칸뮤직어워즈' 대상 수상
음반판매량 6000만장...음원 시장은 위축
'메타버스' 'NFT'가 휩쓴 가요계
세계를 뒤덮은 팬데믹이 2년째 지속되고 있지만 케이팝 그룹들은 해외활동으로 세계적인 위상을 떨치고 있다. 글로벌 팬덤이 확장되면서 6000만장에 달하는 피지컬 앨범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대형 기획사를 중심으로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NFT, 메타버스 등의 활용도 도드라졌다.
케이팝 그룹들의 글로벌한 활약과 달리 국내에선 코로나19에 따른 콘서트에 대한 높은 규제로 등 오프라인 활동이 줄어들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글로벌 팬덤의 영향력으로 피지컬 앨범 판매량이 급상승한 것과 달리 국내 음원시장은 위축됐다. 특히 국내 공연을 주수입원으로 하는 인디 업계의 경우는 거듭된 정부의 규제로 인해 큰 손실을 떠안아야 했다.
◆방탄소년단,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대상…또 커리어 하이
지난해 ‘다이너마이트’로 케이팝 아티스트 최초 빌보드 ‘핫100’ 1위에 올랐던 방탄소년단은 올해도 어김없이 커리어 하이를 썼다. ‘버터’는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서 총 10차례 1위를 찍었고, ‘퍼미션 투 댄스’ ‘마이 유니버스’(콜드플레이와 협업곡)도 ‘핫100’에서 1위에 올랐다.
지난달 3월 열린 ‘2021 그래미 어워드’(GRAMMY AWARDS)에서 케이팝 최초, 아시아권 가수 최초 노미네이트에 성공하며 대중음악사에 한 획을 그었던 이들은 지난 11월 미국 3대 대중음악 시상식 중 하나인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 대상격인 ‘아티스트 오브 더 이어’를 차지했다. 이밖에도 ‘페이보릿 팝송’ ‘페이보릿 팝 듀오/그룹’ 트로피까지 거머쥐며 해당 시상식에서만 3관왕을 차지했다. 내년 대최 예정인 ‘그래미 어워드’에도 노미네이트 되면서 수상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방탄소년단은 지난달 말과 이달 초 약 2년 만의 오프라인 콘서트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었다. 이들의 공연 티켓 판매액은 무려 394억원에 달했는데, 이는 비영어권 아티스트가 단일 콘서트를 통해 박스 스코어 3000만달러를 돌파한 최초의 사례다. 미국 현지를 달군 방탄소년단은 내년 3월 서울에서 오프라인 콘서트로 팬들을 만난다.
◆ 음반 판매량 6000만장…국내 음원 시장은 ‘위축’
가온차트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톱400 기준 누적 앨범 판매량을 약 5500만장을 기록했다. 작년 연간 판매량(약 4200만장) 보다 약 31%(1300만장) 성장했다. 더해 12월 판매량까지 추가 집계된다면 올해 총 앨범 판매량은 6000만장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가장 만은 판매량(약 720만장)을 기록한 방탄소년단은 물론 누적 앨범 판매량에서 100만장 이상의 앨범을 판매한 아티스트가 11팀으로 전년도 8팀에서 3팀 증가했다. 단일 앨범을 기준으로는 100만장 이상의 앨범은 총 10장으로 작년 6장에서 4장이 증가했다.
수출도 두각을 나타냈다. 관세청 통계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음반 수출액(1∼10월)은 1억 8974만 달러(약 2236억원)로 역대 최고를 경신했다. 수출액 역시 이미 지난해 연간 음반 수출액 1억3620만 달러를 뛰어넘은 성과다. 특히 일본에 대한 수출 비중이 전년 대비 12%P 감소했고, 중국과 미국이 각각 8%P, 2%P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이후 줄곧 40%가 넘는 수출 비중을 차지했던 일본의 점유율이 감소하면서 일본에 대한 케이팝 수출 의존도가 낮아진 셈이다.
반면 국내 출시 음원과 이용 추이 전반을 보여 주는 음원 이용량은 지난해보다 하락했다. 올해 1~11월 월평균 400위 음원 이용량은 지난해보다 12%, 2019년에 비하면 25%가 줄었다. 신곡 발매 위축과 공연 감소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가요계도 ‘메타버스’ ‘NFT’ 열풍
지난해부터 시작된 메타버스(초월·가상을 뜻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 열풍은 가요계에서 더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해 블랙핑크와 트와이스 등이 네이버 제트가 운영 중인 ‘제페토’에서 아바타를 선보였고, 같은 해 SM엔터테인먼트는 메타버스와 아바타 개념을 세계관으로 내세운 걸그룹 에스파를 등장시켰다. 이밖에도 게임 캐릭터를 아이돌화 시킨 걸그룹 K/DA, AI 버추얼 11인조 아이돌 그룹 이터니티(ETERNITY) 등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올해 최고의 이슈는 NFT다. NFT는 ‘대체 불가능한 토큰’이라는 뜻으로, 주로 디지털 콘텐츠나 상품에 블록체인 기술로 고유값을 부여해 만들어진다. 아티스트 지식재산권(IP) 기반의 콘텐츠와 상품들이 팬들의 무한한 디지털 자산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불린다. JYP와 하이브는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와 손잡고 NFT 사업에 뛰어들었고, 최근 브레이브걸스 소속사 브레이브 엔터테인먼트와 큐브 엔터테인먼트 등 가요 기획사들이 연이어 NFT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콘서트 주 수입원으로 하는 인디 업계는 ‘울상’
아이돌 업계는 코로나19 위기 속에 다른 활로를 찾아 나섰지만, 대부분의 수입원이 콘서트에 의존하는 인디 업계의 상황은 더 열악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정부의 손실보상 제도에 있어서도 대중음악은 늘 사각지대로 언급되고 있다. 실제 공연예술통합전산망 대중음악공연(콘서트)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20년 2월부터 현재까지 대중음악공연 업계의 매출은 90% 이상 감소했다.
이에 따라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음레협)와 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음공협) 등은 코로나19 관련 대중음악공연계에 대한 정부의 차별적 정책에 대해 꾸준히 목소리를 내왔다. 거듭된 호소와 투쟁 끝에 최근 힘겹게 공연을 재개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 확산되고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다시금 콘서트들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는 상황이다.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