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아이 소중한 사회’ 공약 발표
“양육비 미지급자 신상공개 할 것”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4일 “고아원 등 시설에서 퇴소한 아이들이 안정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성탄절을 맞아 이날 오후 서울시 구로구에 위치한 고아권익연대을 방문해 봉사활동과 간담회 등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고아권익연대는 아동고아와 18세 넘은 퇴소자들의 권익을 위해 노력하는 단체다. 윤 후보의 이날 방문은 약자와의동행 행보 연장선이다.
그는 “저도 (검사 시절)여러 지역에 근무하면서 고아원에도 많이 방문하고 또 그곳의 원아들하고 편지도 주고받고 명절 때 찾아가고 했다”며 “시설보호기간이 종료돼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500만원을 쥐어주고 그냥 나가서 살라고 한다. 국가 존재 이유는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서인데, 이게 어떻게 보면 참 큰 사회문제다”라고 우려했다.
이어 “보호시설에서 나온 청소년들을 국가가 자립할 수 있게 뒷바라지 해야 하는지 깨닫게 된 기회였다”며 “이에 대한 문제인식을 갖고 국가가 중요하게 다뤄야 할 어젠다라고 느끼는 계기가 돼 오늘 방문이 값지다”라고 방문 소감을 말했다.
이날 고아권익연대는 시설 퇴소학생들에게 나눠줄 음식을 준비하느라 분주했다. 윤 후보는 자켓을 벗고 앞치마를 입으며 직접 호박전·새우전 등 전을 부치고 과일 등을 곁들인 도시락을 포장하기도 했다.
윤 후보 모교인 충암고를 졸업했다는 학생이 도시락을 받으러 오자 윤 후보는 “내 고등학교 후배네, 어디에 살았냐. 지금은 무슨 일을 하느냐”라며 친근하게 묻기도 했다.
한편 지난 1월 보건복지부 산하 아동권리보장원이 발간한 ‘2019년 아동자립지원 통계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재작년 보호 종료된 아동은 총 2587명이다.
보호종료 시 자립정착금 500만원이 주어지고, 3년 동안은 매달 30만원의 자립수당도 지급된다. 그러나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이 수당으로 생활하기에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에 윤 후보는 이날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보호종료아동 홀로서기에 대한 정부책임을 강화하는 내용 등이 담긴 ‘모든 아이가 소중한 사회’ 공약을 발표했다.
윤 후보는 “돌봄위기와 고립이 아동과 청소년의 인생길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도움이 필요하면 어디서든 누군가의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탄탄한 복지사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다른 부모(비양육자)로부터 양육비를 못 받는 일이 없도록 미지급자 신상공개와 양육비 이행 강화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윤 후보는 이날 공약으로 ▲한부모 가족의 ‘자립’ 도움 두텁게 지원 ▲양육비 지급 이행 실효성 높이고 절차 간소화 ▲학대위기 아동∙청소년의 신속한 발굴 및 보호 ▲나홀로 돌봄 청소년의 부담 완화 등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