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9.96대 1…서울·세종은 2000년 이후 최고치
“2022년 분양시장, 청약 편중 현상 심화”
치솟는 집값과 분양가 규제가 가져온 로또 분양,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전세시장의 불안 확산 등으로 올해도 청약 시장의 열기는 이어졌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의 본격 시행 이후 수요 쏠림 현상이 심화된 서울은 역대 최고 평균 청약경쟁률을 경신했고, 수도권에서도 7월부터 본격 시행된 3기신도시 등 사전청약 접수에도 관심이 이어지며 수십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2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1월1일~12월15일)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는 총 427곳, 14만6579가구가 일반에 분양됐다. 총 청약자 수는 292만6313명으로 평균 청약경쟁률은 19.96대 1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28.11대 1과 비교하면 수치는 낮아졌지만 전매제한, 거주의무 강화 등으로 청약시장이 무주택 실수요 위주로 재편되면서 입지나 분양가 등에 따른 온도 차가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실제로 세 자릿수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세종과 서울은 2000년 이래 가장 높은 청약 성적을 기록했다.
세종은 1496가구 공급에 29만2307명이 접수했고, 서울보다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세종은 전국구 청약이 가능해 수요 자체가 많은 데다 국회의사당 설치, 서울~세종고속도로 개통(2024년 예정) 등 다양한 개발호재가 높은 경쟁률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서울은 1721가구 일반공급에 28만2896명이 접수해 164.38대 1을 기록했다. 저렴한 분양가의 새 아파트를 선점하려는 청약 수요자들이 몰린 반면 공급이 부족해 경쟁률이 크게 뛰었다는 분석이다.
서울의 무주택 수요가 수도권 청약시장으로 유입되면서 경기와 인천의 청약 열기도 뜨거웠다. 경기, 인천은 일반공급과 청약자수가 지난해보다 줄었지만 두 자리 수 경쟁률을 유지해 각각 29.21대 1, 18.46대 1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청약 호조세가 2022년 분양시장에도 계속될 것이라 전망했다. 분양가상한제 개선에 따른 분양가 인상이 현실화되면, 주요 정비사업 아파트들이 분양에 나서면서 청약 열기를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분양가상한제 심사 기준이 개정됨에 따라 지자체별로 임의 결정했던 항목에 통일된 기준이 제시되고 민간택지는 개별입지 특성을 고려해 현실성 있는 분양가를 산정할 수 있게 됐다”며 “이에 따라 내년에는 아파트 분양가 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했다.
그는 또 “분양가가 오르면 그간 지지부진했던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분양은 숨통이 트일 것”이라면서도 “분양가 인상에 따른 가격 부담과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상환 부담까지 커지면서 입지나 분양가격 별 청약 온도 차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