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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운서is프리③] “힘들지만 값진 보상”…조민지 아나, 이젠 ‘밍디’로


입력 2021.12.09 14:36 수정 2021.12.10 09:51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정보전달·소통에서 즐거움 찾아"

"나만의 캐릭터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

불특정 다수에게 각종 정보를 자신의 목소리로 중립적 시각에서 전달하는 아나운서. 많은 사람들의 ‘워너비’ 직업으로 꼽히는 만큼 매년 아나운서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을 약 5000여명 안팎, 평균 경쟁률 3000:1을 자랑한다.


ⓒ본인제공

조민지 아나운서 역시 부산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이후 TJB 생방송투데이 리포터, OBS 경인TV 아나운서, 고양시청 아나운서 등은 물론 각종 행사와 강의 경력을 쌓으면서 5년여간 아나운서로서 활동해왔다.


“생각해보면 초등학교 2학년, 동요대회에서 대상을 타면서 무대 위에서 박수와 환호를 받았던 게 계기가 됐던 것 같아요. 무대, 카메라에 대한 애정이 생긴 계기였죠. 마친 그 당시 ‘상상플러스’에 노현정 아나운서가 인기를 끌었던 때였고 저도 덩달아 아나운서를 꿈꾸게 됐어요. 그 이후엔 초등학교 3학년 시절 방송반에 들어가 교내 아침 뉴스를 진행하는 아나운서로 활동했어요. 어린 시절의 이야기인데도 내 목소리로 사람들에게 정보를 전달했다는 것에서 뿌듯함을 느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해요.”


정보를 직접 전달하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에서 느낀 즐거움의 크기는 그의 진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정도로 컸다. 이후 신문방송학과에 진학해 뉴스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공부하고, 사투리를 고치기 위해 무작정 상경해 서울말을 익혔다. 아나운서 아카데미를 다니면서 전문적인 교육도 받고 그토록 꿈꾸던 꿈을 이뤘다.


“서울로 올라온 이후엔 치열하게 공부했어요. 서비스업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그것 역시 고객을 응대하며 서울말을 익힐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죠. 아카데미 수업이 끝나면 녹음한 수업자료를 하루 종일 듣고요. 내 목소리도 직접 녹음해서 듣고 또 듣고, 무한반복이었죠. 일단은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불러주시는 곳이면 어디든 갔어요. 포항에서 새벽어선을 타고 물고기를 잡은 적도 있고, 전국 팔도를 다 다녀본 것 같네요. 하하.”


ⓒ본인제공

힘들게 아나운서의 꿈을 이뤘지만, 그는 이제 ‘조민지 아나운서’보다 ‘밍디’로 불리는 삶을 꿈꾸고 있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는 성격 덕에 그는 정보성 숏폼 MCN 메이저스 네트워크와 손잡고 아나운서인 동시에 틱톡커로서 더 다양한 연령층,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중학교 2학년인 14살 차이 동생이 있어요. 하루 종일 틱톡만 하더라고요. 동생의 친구들도 그렇고요. MZ세대들을 사로잡기 위해선 빨리 뛰어들어야겠다 싶었어요. 보통 틱톡엔 춤을 추거나, 립싱크를 하는 영상이 대부분이고 정보를 전달하는 교육 콘텐츠는 없더라고요. 아나운서 틱톡커가 돼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메이저스 네트워크를 만나게 됐어요. 이미 저보다 먼저 틱톡커로 활동하고 계신 아나운서 분들도 있어요. 전 그들과 차별점을 두기 위해 영상에 저만의 특징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정보전달자의 역할을 하고 있는 터라 마냥 재미에 초점을 맞추기도, 그렇다고 기존 매체에서처럼 딱딱하게 정보만을 읊는 것도 아니다. 현재 밍디는 틱톡을 통해 스피치·맞춤법·이슈·생활정보 등을 알기 쉽게, 또 재미있게 30초 정도의 짧은 콘텐츠로 만들면서 1년여 만에 1만5000명의 구독자를 모았다.


“주로 유저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또 재미를 느낄만한 주제가 무엇일지 먼저 생각하고, 그걸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 고민하는 과정이 여전히 어려워요. 메이저스에서 매주 화제가 되는 주제나 영상 기법 등을 공유해주셔서 큰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단순히 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만든 영상에 저의 의도와는 다르게 댓글로 찬성 반대 입장이 나뉘어서 싸우는 걸 본 적이 있어요. 아무래도 각자의 가치관에 따라서 정보를 받아들이는 시선이 달라지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SNS 특성상 모든 악플을 막을 순 없겠지만 그런 분쟁이 없을 만한 주제로 선택하는 등 최대한 갈등을 줄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본인제공

야심찬 포부를 안고 프리랜서 선언을 했지만 꼬박꼬박 통장에 꽂히는 월급의 소중함을 뒤늦게 깨달은 아나운서들도 있다. 이들은 입을 모아 “프리 선언은 함부로 하는 게 아니”라고 조언한다. 하지만 조민지는 “퇴사를 결심했다”면서 아나운서 후배, 지망생들에게 “도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프리 선언은 보다 많은 경험을 하기 위함이잖아요. 방송사에 속해 있어도 안정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맡을 수 있지만, 프리 선언을 하면 보다 더 다양한 분야를 접할 수 있고 도전도 할 수 있어요. 끊임없는 발전과 노력으로 자신의 길을 계속 스스로 터야하는 만큼 힘들 수 있지만 그만큼 값진 보상이 따른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해요. 자신에 대해 잘 알고, 나에게 어울리는 콘셉트와 캐릭터, 평소 고민하는 습관, 내가 좋아하는 것 등등. 어떤 분야에서든지 최선을 다하다보면 기회는 언젠간 오잖아요. 제가 틱톡커가 될 수 있었던 이유도 제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었고, 그 노력을 메이저스에서 알아봐주셨기 때문이고요, 어떻게든 도전해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특히 방송인은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요즘은 1인 미디어 시대로 방송 경력이 없더라도 충분히 혼자서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거든요.”


어려운 길을 걸어왔고, 또 한 번 새로운 도전에 나선 그는 이제 방송인으로서 선한 영향력을, 또 좋은 가치관을 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때로는 친구처럼 편하게, 또 옆집 언니처럼 든든하게 구독자들을 만나면서 그 역시도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누군가의 롤모델, 또 누군가의 멘토로.


“저도 학생 때는 막연하게 열심히 공부하고 시험에서 합격하면 아나운서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때는 지금만큼 정보가 부족했던 시대이기도 했고요. 그렇지만 지금은 얼마든지 인생의 선배들, 멘토들의 경험담, 정보, 꿀팁들을 접할 수 있는 시대라고 생각해요. 어려움 없이 아나운서에 대한 모든 정보를 알려줄 수 있는 친근한 사람, 후배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할 수 있는 믿음직한 선배가 되고 싶어요(웃음).”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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